[의학칼럼] 야외 나들이가 많은 가을날, 감염병에 유의하세요

입력 2019.09.25 10:02

권혜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권혜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인하대병원 제공

매년 최고의 기온을 갱신하는 더위지만, 올해의 여름은 특별히 더욱 더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한 때, 찜통 더위가 처서를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서서히 꺾이고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가는 요즘이다.

본격적인 소풍, 캠핑, 성묘로 대표되는 야외 나들이의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철 보다는 감염병의 발병 빈도가 낮을 수 있으나, 여러 가지 야외 활동에 따른 감염병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대표적인 가을철 전염병으로는 쯔쯔가무시,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이 있다. 이 질병들은 초기에는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일 수가 있어 자칫 무시하고 있다가 중증으로 발전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치료가 늦어질 경우 위중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부분 야외에서 전염되는 병이고, 가을철 추석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아래의 증상이 있다면 꼭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쯔쯔가무시

대개 9월에서 11월까지 늦여름에서 가을에 많이 발생되며, 가을철 유행성 열성 전염병중에 가장 흔하다. 농부와 같이 주로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서 발병하기 쉽고, 추석 전후 성묘나 벌초를 가는 시즌에 전국 각지에서 많이 발생한다.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리케치아성 질병을 전염시키기 때문에 털진드기병(Scrub typhus)이라고도 한다.

야생쥐 등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쯔쯔가무시균의 매개체다. 특히 진드기에 물린 곳에는 1-2cm 이하 크기의 흉터와 비슷한 딱지(가피)가 생긴다. 자칫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두피, 겨드랑이나 등에 가피가 발생할 경우, 본인도 모를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10~12일 정도이다.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발한,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적절히 치료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치료하지 않으면 4~40%까지 사망할 수 있으므로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는 독감과 같이 비특이적인 증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감염이 의심되면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앞서 언급했듯이 야외 활동 후 발열과 함께 피부 발진, 물린 흉터, 임파선 부종이 발생시 의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두통, 마른 기침, 피로감이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2주 후에 급성 간염, 뇌염, 폐렴 등이 동반되거나 및 다장기 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치료 약제로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이다.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사율이 4%~40%에서 2%로 급감한다.

보통 독시사이클린이나아지트로마이신, 사이프로플록사신 등이 사용되며, 환자에 따라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여야 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면역 상태가 좋은 성인일 경우 저절로 호전되나, 고령이나 면역 저하자에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추천된다.

신증후성출혈열

들쥐나 집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한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야외활동이 많은 젊은 남자에게 잘 발병하며, 최근 소아에게도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보통 늦가을과 늦봄 건조기에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고열, 구토, 복통, 요통, 단백뇨에 이은 신부전증 등이 발생한다. 증상은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 다뇨기, 회복기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발열기는 3~4일 지속되며 근육통을 동반하며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식욕부진, 심한 두통, 서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결막충혈, 출혈반(동전만한 크기의 멍) 등이 발생한다.

저혈압기는 수시간~3일 정도 지속되며, 때로는 쇼크로 동반된다. 빈맥, 백혈구증가, 혈소판 감소증, 심한 단백뇨, 빈뇨 등의 나타나며, 심한 경우 착란, 섬망, 혼수의 상태를 보일 수도 있다.

핍뇨기는 3~10일 정도 지속되며, 저혈압,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 요독증, 복통, 뇌부종으로 인한 경련, 폐부종 등이 나타난다.

다뇨기는 7~14일 정도 지속되며, 신기능이 회복되어 다뇨가 동반되나, 심한 탈수 및 폐합병증이 나타난다. 전해질 불균형이나 탈수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회복기는 1~2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나 빈혈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저혈압기와 핍뇨기, 다뇨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탄 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 자주 노출되거나 고 위험군에 속한 사람은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감염예방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고 대증적인 치료가 주된 치료 방법이다. 쇼크의 치료, 혈압을 유지, 신속한 투석을 통한 신부전의 치료 등, 첫 4일 이내에 치료가 시작될 경우 사망률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은 감염 빈도가 많이 감소하는 추세이고 증상의 심각한 정도도 약해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높은 사망률은 보이지 않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핍뇨기, 저혈압기와 다뇨기의 환자는 높은 주의를 요한다.

렙토스피라증

유행성 폐출혈열로 불리던 원인불명의 질환이었으나 병원성 렙토스피라균(Leptospira)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증상은 제1기(패혈증기)와 제2기(면역기)로 구분하기도 하나,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다. 북극과 남극 외에 어느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 렙토스피라균은 환경 조건만 적합하면 동물의 몸 밖에서도 오래 생존할 수 있고 증식도 가능하다.

제1기에는 비특이적으로 독감 유사증상이 4~7일 정도 지속되다, 1~2일간 열이 가라앉는 시기를 거쳐 제2기로 진입한다. 제1기 증상은 약한 감기몸살과 유사하며,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장딴지, 허리), 두통(전두부나 눈 뒤쪽) 오심, 구토, 복통, 설사, 점막·피부의 일시적 발진, 결막의 심한 발적과 눈부심 등이 나타난다.

제2기에는 항체가 형성되면서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렙토스피라가 사라지고 균이 소변에서 검출된다. 일부 경우는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다시 발생하여 뇌수막염이나 포도막염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는 대증적 치료와 동시에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항생제는 가능한 조기에 투여하여야 하며, 독시사이클린, 암피실린, 아목시실린, 에리스로마이신 등을 사용한다. 오염된 개천이나 강물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는 등의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외 작업은 장화를 신어서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고, 고무 장갑이나 앞치마를 착용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재료와 신체 접촉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백신은 효과적이지 못하므로 권장되지 않는다.

가을철 발병되는 전염병은 대부분 발열로 시작되고 비특이적인 증상을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므로, 야외활동 후 발열이 발생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감염내과 전문의 진료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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