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당뇨병 환자, 저혈당이 더 무섭다

입력 2019.09.03 09:03

美내분비학회 새 가이드라인… 고령 환자 혈당 목표 수치 완화

오래 앓아 저혈당 대처 기능 감소
식은땀·현기증… 의식 소실까지… 식사 제때하고 과격한 활동 금물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高血糖)만 신경을 쓰지만, 65세 이상 고령의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低血糖)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혈당이 70㎎/㎗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이 되면 처음엔 땀이 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최근 미국내분비학회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저혈당 위험 때문에 목표 당화혈색소를 최대 8.5%로 완화했다(기존 6.5~7%).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 저혈당이 더 무섭다
/클립아트코리아
◇노인, 간·콩팥 기능 떨어져 저혈당 위험

우리 몸은 저혈당에 빠지면 췌장에서 글루카곤 호르몬 등을 분비해 혈당을 높인다. 간에서는 저장된 글리코겐이 혈당으로 분해돼 즉각 대처를 한다.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는 "노인은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있고 상당수는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 저혈당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며 "또한 저혈당 상태에 몸이 조금씩 적응을 하다보니 저혈당 증상을 처음에 잘 인지하지 못하고 의식 소실까지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혈당이 40㎎/㎗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 소실이 생기다 결국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저혈당 증상 외
/자료=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콩팥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약 대사가 충분히 안된 상태에서 약 복용을 추가적으로 하면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정민 교수는 "약 성분이 콩팥을 통해 미처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아 약효가 과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은 여러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저혈당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혈압약 '베타차단제'의 경우 자율신경 기능을 억제해 저혈당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이를 '저혈당 무감지증'이라고 한다.

◇인지기능 떨어진 노인, 저혈당 위험 커

고령자는 저혈당 위험을 인지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혈당 공급을 해야 하지만, 입맛이 없거나 식사 때를 놓쳐서 거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병원에서는 고혈당일 때를 기준으로 3~6개월 장기간 약을 처방하는데, 그만큼 먹지 않으면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며 "비슷한 양으로 아침·점심·저녁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과음을 하거나 등산 등으로 활동량이 많아져도 저혈당 위험이 있다. 약을 두 번 먹거나 잊는 경우도 문제다. 박철영 교수는 "부부가 약을 바꿔 먹어 저혈당에 빠져 응급실에 온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같이 인지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혈당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당뇨병학회 '2019 당뇨병 진료지침'에 따르면 인지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는 저혈당이 흔하게 발생하므로 인지기능 변화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정기적인 평가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노인은 혈당 상태를 잘 파악하는 주치의를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 간이나 콩팥은 혈당 조절에 필수적인 장기이므로 6개월~1년에 한 번씩은 당뇨 합병증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저혈당을 잘 유발하는 약제는 인슐린과 설폰요소제이다. 박철영 교수는 "2~3종류의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