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예방하려면 젊을 때부터 ‘혈압’ 관리 필수”

입력 2019.08.02 07:18 | 수정 2019.10.21 15:26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심장병 명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



심근경색은 사망과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겨울에 잘 생기는 경향이 있지만 여름에도 방심할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심근경색 환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달이 7월이었다. 심근경색은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자신이 고위험군에 속하는지 확인하고 평소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심장병 명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에게 심근경색 예방법, 치료법 등에 대해 물었다.

박성하 교수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Q. 심근경색이 잘 발생하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A. 직계 가족 중 남자는 55세 미만, 여자는 65세 미만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사람이 있으면 유전적으로 고위험군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비만한 사람도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죠. 이 밖에 만성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가 있는 사람도 심근경색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어요.

Q. 전조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이 막히는 질환입니다. 그런데 혈관이 50% 이상 좁아지지 않으면 증상이 없어요. 실제 심근경색 환자 절반은 평소에 증상이 없던 사람들이에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첫 증상이 '심근경색'으로 발생하니 매우 위험하죠. 나머지 절반은 걸을 때 가슴이 아픈 증상을 겪습니다. 쉬면 괜찮은데 걷거나,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흉통이 생겨요. 보통 5~20분 정도 지속됩니다. 심장이 아플 때 환자들은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가리키지 못해요. 가슴 외에 목, 명치가 아프기도 하고 방사통이 생겨 팔 안쪽에 통증이 올 수도 있어요. 걸을 때 이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증상이 갈수록 심해질 때도 위험해요. 과거에는 계단을 오를 때만 흉통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걸을 때도 아프거나, 옛날에는 통증이 5분이면 가라앉았는데 최근에는 20분 넘게 지속되는 식이죠.

당뇨병을 10~20년 앓은 사람은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말초혈관이 손상된 상태여서 통증을 잘 못 느껴요. 걸을 때마다 소화가 안 된다거나 숨이 차다는 정도만 호소하죠.

Q. 검사와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A. 보통 흉통이 있으면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합니다. 몸을 움직이게 해 심장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고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죠. 혹은 약물로 심장에 스트레스를 줘 심장 혈액순환에 이상 변화가 생기는지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치료는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진행하는 게 중요해요.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쓰고, 혈관을 넓히는 풍선확장술을 하거나, 혈관이 여러 군데 막힌 경우에는 수술할 수도 있어요.

Q.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반드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사망률도 줄어들어요. 땀이 날 정도의 속보를 하거나 조깅을 하는 등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강도가 높은 게 좋아요. 건강식을 챙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거예요. 채소, 과일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전반적으로 '대시 식단'을 챙기는 게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 과일, 저지방 유제품 섭취를 늘리고 소금, 설탕, 탄수화물,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나 생선으로 섭취하는 것입니다. ‘대시 식단’에 저염식까지 실천하면 수축기 혈압이 11까지 떨어지는데, 거의 약 하나를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죠.

소프트 드링크 섭취를 자제하는 것도 중요해요. 역학 연구 분야에서는 요새 소프트 드링크가 심장에 가하는 위험성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화두입니다. 소프트 드링크 안에는 액상과당이 많아서 문제에요. 액상과당이 이상지질혈증 등을 유발하고 결국에는 혈관을 손상시키죠. 콜라, 사이다, 주스 모두 주의해야 합니다.

박성하 교수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Q. 고혈압이 심근경색에 미치는 영향이 큰가요?

A. 고혈압을 잘 조절하면 심근경색을 15~20%, 심부전을 50%, 뇌경색을 30%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혈압 관리가 심장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셈이죠.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은 사람은 치료한 사람보다 기대 수명이 10년 단축된다고도 해요. 하지만 국내 고혈압 조절률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30~40대 젊은층의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매우 저조한데, 이는 50~60대 심혈관질환 발생과 직결될 수 있어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기반한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고혈압 환자의 조절률은 20%가 채 안 되고, 40대 역시 40%가 채 안 됩니다. 아주 젊은 20~30대인데 고혈압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주요 표적 장기가 손상돼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전도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심장이 커져 있기도 하고, 콩팥이 망가져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오거나,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보이기도 하죠. 고혈압 초기에 장기 손상이 없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으면 2~3개월 살을 빼고 건강식을 먹는 것만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같은 혈압 수치를 기록하더라도 동반 질환, 장기 손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약을 쓸지 말지 평가하게 돼요.

Q. 혈압약은 오래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A. 혈압약 임상시험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미 수십만,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됐고 약이 사망률을 줄이고, 만성 심부전을 줄이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유의하게 줄인다고 입증됐습니다.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죠. 몇 가지 부작용은 있을 수 있지만, 약이 주는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해서 자신에게 적절한 약을 찾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 심근경색 예방과 관련해 가장 강조하고 싶으신 것은요?

A. 20~30대 젊을 때부터 혈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젊을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커요.

Q. 수면무호흡과 심장질환의 관계에 대해서도 연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고혈압 환자의 50%가 수면무호흡이 있습니다. 심혈관질환이 이미 있는 사람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증상이 더 악화돼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이 더 잘 생rudy. 수면무호흡으로 자꾸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집니. 특히 아침 혈압이 많이 높아져요. 따라서 자고 일어났는데 계속 피곤한 사람은 수면무호흡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합니다. 최근 들어 수면무호흡을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 치료에 활용되는 양압기에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박성하 교수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박성하 교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고혈압, 수면무호흡과 동반된 심장질환, 대사증후군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고혈압이나 관상동맥질환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 후 치료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는 등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민고혈압사업단 간사로 활동하며 각종 심혈관 질환의 주범인 고혈압의 국가적 예방 및 관리에 힘 쓰고, 민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계몽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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