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복용 중이면 '여름 저혈압' 더 주의

입력 2019.07.02 08:58

여름철 혈압 관리

여름에는 혈압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날이 더워지면 혈압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특히 평소 고혈압을 앓는 사람, 고령자에게 저혈압이 잘 발생한다"며 "뇌에 혈액 공급이 안 되며 실신할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우면 혈관 늘어나고, 혈액량 줄어

여름에는 사계절 중 병원을 찾는 저혈압 환자가 가장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12월~2018년 11월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저혈압 환자 수는 여름에 1만5213명으로, 환자 수가 가장 적은 겨울(8632명)의 약 두 배다. 저혈압은 수축기혈압이 90㎜Hg, 이완기혈압이 60㎜Hg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다. 왜 유독 여름에 혈압이 떨어질까?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여름에는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날이 더워지면 혈관이 열을 최대한 방출하기 위해 표면적을 넓힌다. 또한 땀을 흘리면서 혈액 속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땀샘을 통해 배출된다.

여름에는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량이 줄어들며 저혈압 위험이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는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량이 줄어들며 저혈압 위험이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홍그루 교수는 "저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걷다가 갑자기 실신해 쓰러지는 등의 위험 상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혈압이 떨어지면 몸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뇌까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 고령자는 실신으로 넘어지면서 뼈가 부러지고, 사망할 위험도 있다. 이 밖에 저혈압으로 현기증, 두통, 무기력감, 만성피로가 나타날 수 있고, 망막혈관에 혈액 공급이 안 되면서 시력 저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홍 교수는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 우리 몸이 이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약 복용 환자, 노인 특히 주의

여름철 저혈압을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의외로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딱딱하고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홍그루 교수는 "혈관이 탄력 있으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질 때 수축 작용이 일어나 혈압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주지만, 동맥경화가 있는 혈관은 이런 기능이 잘 안 돼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혈압약을 먹는 환자는 이미 약으로 혈압을 낮추고 있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겨울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비교적 수축된 상태로 문제가 없다가 여름철 혈관에 변화가 생기면서 혈압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가 적지 않다. 홍 교수는 "이 밖에 협심증, 심부전증 등 심장질환을 이유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모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는 사람도 저혈압 고위험군이다. 전립선비대증 약에 '알파차단제'라는 혈압약 성분이 들어, 전립선 근육뿐 아니라 혈관까지 이완시킨다.

젊은층보다는 고령층이 저혈압 위험군이다. 고령자는 고혈압약, 전립선비대증약을 먹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혈압이 떨어질 때 이를 반사적으로 다시 올려주는 신경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저혈압 환자의 60% 이상이 60대 이상이었다.

◇물 섭취 충분히, 식사 거르지 말아야

여름 들어 과거와 달리 두통, 현기증이 잦아지거나,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도는 듯한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병원에서 저혈압으로 판단하면 정맥을 통해 수액을 공급하는 치료를 할 수 있고, 고혈압약 등 혈압을 낮추는 약의 복용량을 줄이거나 종류를 바꿔준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조동혁 교수는 "저혈압 증상이 나타난다고 복용 중이던 고혈압약을 임의로 끊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 후 복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고령층은 체내 수분량이 더 부족하기 때문에 식사도 거르지 않고 챙겨 먹는 게 안전하다. 조 교수는 "덥다고 물 대신 맥주, 막걸리, 아이스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며 "체내 항이뇨호르몬을 감소시켜 소변량을 늘려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혈관 탄력을 높여 혈압을 정상으로 돌리는 데 도움을 줘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 단, 해가 뜨거운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는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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