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브라카 유전자' 검사로 미리 막는다

입력 2019.06.26 10:04

헬스 톡톡_ 정상근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

2030 젊은 난소암, 5년 새 59% 증가
브라카 유전자로 고위험군 확인 가능
난소암 치료, 외과 절제 수술이 기본
예방적 치료, 개인 상황 따라 골라야

난소암은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나빠, 가족력이 있다면 자신이 난소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브라카(BRCA)'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난소암은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나빠, 가족력이 있다면 자신이 난소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브라카(BRCA)'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젊은 난소암 환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난소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지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예방적 치료를 해야 한다."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정상근 교수의 말이다. 난소암은 예후가 나쁜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또한 최근 증가 추세에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난소암 환자, 5년간 58.8% 증가… 명확한 해결책 없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난소암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만4691명에서 2018년 2만3310명으로 5년사이 58.8%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 동안 20~30대 환자 증가 추이가 두드러졌다. 20대는 853명에서 1921명으로 125.2%, 30대는 1615명에서 2922명으로 81% 증가했다.

정상근 교수는 "난소암은 배란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난소와 나팔관에 비정상세포가 축적되며 생기다보니, 배란이 자주 일어날수록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최근 저출산, 고령임신, 불임, 초경 빨라짐 등이 늘어나면서 배란 기간이 길어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25세 이하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을 때, 수유 했을 때 난소암 위험은 30~60%가량 줄어든다. 정 교수는 "사회적 현상이라, 명확한 해결책이 없고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예후 나쁘고 초기 증상 없어 가족력 큰 단서

난소암은 예후가 나쁘다. 5년 생존율이 64.1%로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3대 여성암 중 가장 낮다(2015 국가암등록통계). 초기에는 큰 증상도 없고, 검사 시 정확도가 높지 않다. 배가 나옴, 소화 불량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3기 이상인 환자가 많다.

난소암을 예방하려면 자신이 '브라카(BRCA)'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정상근 교수는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난소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생활습관은 딱히 없다"며 "브라카 유전자 유무가 고위험군인지 알 수 있는 가장 큰 지표"라고 말했다.

난소암·유방암은 브라카 유전자와 관련있다. 현재 브라카 유전자는 난소암 환자거나, 가족이 난소암 환자일 때 검사 보험적용이 된다.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브라카 유전자가 있다고 확인된 난소암 환자는 신약(올라파립 성분)사용이 가능하며 ▲암이 없는 상태라도 미리 예방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소암 치료 기본은 외과 절제 수술이다. 완전히 제거하거나 1㎝ 이하의 잔존종양만 남기면 환자 생존률이 높아진다. 수술에서 완전 제거가 어려우면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제 등을 사용한다. 고온항암화학요법(HIPEC)도 한다. 복강경을 통해 고온(45도)의 항암제를 투입하는 치료다. 고온과 항암제가 상승효과를 가져와 기존 항암치료보다 생존율이 20% 이상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개인 상황 따라 다른 예방적 치료를

암이 없고, 브라카 유전자만 있다면 예방적 치료를 한다. 예방적 치료는 개인 상황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정상근 교수는 "크게 출산 계획이 있는 사람, 출산 계획은 없지만 폐경을 원하지 않는 사람, 출산 계획이 없고 폐경과 관계 없는 사람으로 나누어 치료법을 다르게 제시한다"고 말했다.

출산 계획이 있는 사람=경구피임약을 처방한다. 1년 이상 경구피임약을 먹으면 배란을 억제해 난소암 위험이 줄어든다. 5년 이상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난소암 발생 위험이 50%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한다.

출산 계획은 없지만 폐경을 원하지 않는 사람=나팔관을 먼저 절제한 뒤 이후 난소를 절제하는 방법이 있다. 정상근 교수는 "대부분의 난소암은 난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나팔관 상피세포에서 시작한다는 게 정설이라, 나팔관만 먼저 절제하면 난소암 발병 위험을 적극적으로 줄이면서 난소는 살려 폐경까지 가지 않는다"며 "단, 나이가 더 많이 들면 난소암 발병 위험을 더 낮추기 위해 난소 절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경이 돼도 상관 없는 사람=나팔관과 난소를 모두 절제하는 예방적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정상근 교수는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미리 절제한다는 개념이 생소할 수 있지만, 난소암의 예후를 감안하면 필요하다"며 "내 가족이 이런 상황에 있다면 예방적 절제술을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이전에는 국내에 예방적 절제술이 거의 없었지만, 점차 확대되고 있다(2017년 기준 7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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