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암 생존율 10년 새 크게 늘어...위 최대한 살리는 수술이 도움

입력 2019.06.20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위암 수술 명의'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

위암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2016년 기준 3만 504명이 발생했다.(보건복지부 자료) 비율로 따지만 모든 암 중에 13.3%로, 한국은 ‘위암 공화국’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다행인 것은 위암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암 생존율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암의 5년 생존율(2012~2016년)은 75.8%으로, 10년 전(2001~2005년)에 비해 생존율이 18%p 나 상승했다. 암 중에서 생존율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국의 위암 5년 생존율이 32.1%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위암 치료 수준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암 수술 명의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를 만나 발전된 한국의 위암 치료 수준에 대해 들었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위암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 이유는?

조기검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40세 이상 남녀는 2년 주기로 위내시경 또는 위장촬영검사를 정부에서 무료로 해주고 있다. 또한 위암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보니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다. 소화, 속쓰림 등 증상이 있으면 젊은층도 위 내시경을 적극적으로 받는 편이다. 그래서 병원에 오는 위암 환자의 70~80%가 조기 위암 환자이다.

-조기 위암은 어떤 상태인가?

위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구성돼 있다. 암세포가 점막층, 점막하층까지 침범했고, 림프절 전이가 없을 때를 조기 위암이라고 한다. 조기 위암이면 위 전체를 다 잘라내지 않고 일부 보존할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

-위암 수술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한국은 위암 수술 실력에 있어 일본과 선두를 다투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원래 위 상부에 암이 있으면 위 전체를 다 절제해야 한다. 위 상부만 절제하고 남은 위 하부와 식도를 연결하면 역류성 식도염 등의 부작용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위 상부만 절제하는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생존율에 차이가 없으면 위를 조금이라도 남겨놓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게 좋다. 위가 없으면 먹는 양의 크게 줄고 영양소 흡수에도 장애가 일어난다. 특히 비타민 B12는 흡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위를 남겨 놓으면 먹는 양도 늘고 비타민B12 흡수도 가능해진다.

-암이 위 중간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암이 위의 중간이나 하부에 있으면 과거에는 위 상부만 남기고 3분의 2는 절제했다. 이 과정에서 위와 십이지장 사이의 유문부까지 다 절제가 됐다. 유문부까지 절제하면 음식이 십이지장으로 쑥 넘어가서 덤핑증후군의 위험이 있다. 덤핑증후군이란 음식물이 급격하게 대량으로 작은 창자로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모든 증상을 말하며, 오심·구토·설사·복통·심계항진·발한·현기증·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는 덤핑증후군 위험 때문에 음식을 조금씩 아주 천천히 먹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이 중간에 있으면 위의 중간 부분만 도려내고 유문부를 살리는 수술을 하고 있다. 조기 위암 환자가 늘면서 최대한 위를 살리는 방향으로 위기능 보존 수술이 발전하고 있다.

-복강경은 물론, 수술용 로봇으로 위암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조기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은 이미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조기 위암 뿐 아니라 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미 진행성 대장암에서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진행성 위암은 복강경 수술을 진행하면서 암 부위를 건드릴 가능성이 있어 아직까지는 조심스럽다. 수술용 로봇이 확산되면서 조기 위암에서도 수술용 로봇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수술용 로봇과 복강경을 비교한다면

의사가 수술하기에는 복강경보다 수술용 로봇이 편하다. 수술용 로봇은 복부에 작은 상처를 낸 후 의사가 사람 손처럼 생긴 로봇 팔을 조작하면, 사람이 볼 수 없는 각도까지 들어가 정밀 수술을 진행한다.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입체 영상이 모니터로 보이며, 실제 의사가 보는 것보다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술 비용이 복강경보다 5배가 더 비싸다. 미국의 경우는 환자가 복부비만이 심하고 의사 손 기술도 떨어져 복강경 수술이 로봇으로 많이 대체가 됐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는 복강경 술기 테크닉이 전세계 톱 수준이고 환자들의 복부비만 정도도 적어 로봇 수술에 대한 요구도가 크지 않은 편이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는 언제하나

위암 치료에 방사선은 일반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수술로 림프절 절제가 잘 안됐거나, 위암이 뼈까지 전이돼 통증이 심한 경우 통증 경감을 위해 방사선 치료를 한다. 진행성 위암에서는 항암요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0년 전 즈음에 항암제가 새롭게 나와 오심·구토·탈모 등의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

-배를 째지 않고 입안에 내시경을 넣어 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위암 내시경 절제술은 아주 초기일 때 가능하다. 위암학회에서는 위암 내시경 절제술 기준을 암 크기 2㎝ 이하로 정했다. 내시경상 점막암이 확인되고, 종양 내 궤양이 없는 초기 위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술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재발률은 얼마나 되나

위암 1기의 경우 재발률이 5% 정도 된다. 2기 20%, 3기 35~40% 등 15%씩 증가한다. 위암세포가 공격적이거나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같은 위암이라도 암세포 특성은 사람마다 달라 최근 유전자 검사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다.

-위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다. 우리나라는 이 균에 감염된 사람이 많다. 60%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금도 위암의 주요 원인인데, 짠 음식에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뜨거운 국을 먹는 문화가 한몫 한다. 뜨거울수록 짠맛을 못 느껴 소금을 많이 첨가하기 때문이다. 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국가검진을 빼놓지 않고 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30세 전후에 일찍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젊은 여성에게 특히 많은 위암이 있다.

미만성 위암이다. 미만성 위암은 겉으로(점막층) 보기에는 위염 같다. 그러나 점막하층에 위암이 퍼져 있는 상태이다. 내시경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위에 공기를 넣어 부풀리면 위가 잘 부풀지 않는다. 위벽이 두꺼워져있기 때문이다. 미만성 위암의 10~15%는 놓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견이 어려운 만큼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이 돼 예후가 좋지 않다.

-위암의 전단계인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환자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되돌리는 약은 없다. 술·담배가 원인이므로 이를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짠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김용호 교수는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이자 외과 과장이다. 조기 위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위기능 보존 수술에 관심이 많아, ‘위기능 보존 위절제술’ 다기관 연구에 참여를 했다. 위기능 보존 수술은 모든 환자에게 다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효과를 볼만한 환자를 잘 찾는 게 중요하다. 외과의사의 술기 역시 좋아야 한다. 대한외과학회 편집위원, 대한위암학회 편집위원, 한국보건의료 신의료기술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위암환자에서 TIG1 유전자의 발현 및 변이’라는 논문으로 대암위암학회 우수발표논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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