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안 마시면 괜찮은 사람인데"… 알코올 중독 치료 어렵게 해

입력 2019.05.26 07:10

깨진 술병과 앉아 있는 여성
알코올 중독이 되면 전두엽 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술을 마셨을 때 통제가 더 어렵다./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만취 후 저지른 가정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60대 남성이 술 마신 상태에서 아들과 다투다 흉기를 아들을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1월에도 만취한 50대 남성이 부인과 두 자녀 앞에서 가구를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고 경찰에게 흉기를 휘둘러 테이저건을 맞고 제압되는 일이 화제가 됐다.

술을 마시면 왜 폭력성이 강해질까?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원장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중추신경계의 통제 기능을 억제시켜 평소 잘 조절되던 여러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돼 감정적으로 행동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라며 "말다툼, 몸싸움, 심하면 살인 같은 비극적인 범죄로 연결될 수 있고, 이때 가까이 있는 가족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 상태에서 발생한 단순폭력 범죄율은 61.5%인데 비해 가정폭력은 73.1%였다. 이외에도 음주와 가정폭력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

이무형 원장은 “가정폭력은 폭행의 수위와 강도에 가려져 가해자의 술 문제를 간과해버리기 쉽다”며 “또 가족들이 가해자가 술만 안 마시면 괜찮은 사람이라며 술에 취해 저지른 잘못을 단순 술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고 말했다. 과도한 음주를 지속할수록 이성적 사고와 판단,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손상돼 나중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지기도 한다. 이 원장은 “가해자가 알코올 중독 상태라면 전두엽 기능이 정상인보다 많이 떨어져 통제가 더 어렵기 때문에 자해나 타해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은 명백한 병으로 인정하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다음 네 가지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항목은 '▲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거나 ▲​지인으로부터 알코올 섭취 습관을 지적받은 적 있거나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 죄책감을 느낀 적 있거나 ▲​일어나자마자 술을 마신 적이 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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