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생명… 로봇 팔, '오차 0'에 도전한다

입력 2019.05.22 09:34

퇴행성관절염 로봇 인공관절 수술

연골 거의 닳아 보행 힘든 말기, 수술이 '근본적 치료'
수술 성공률, '정렬'에 달려… 정확히 넣어야 오래 사용
정밀도 높인 로봇 수술, 10년 후 통증·기능 점수 우수
이춘택병원, 로봇 인공관절 수술 1만4000건 '국내 최다'

로봇팔
게티이미지뱅크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닳고 염증 생긴 기존 관절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끼워넣는 식으로 진행된다. 관절 내 연골이 거의 닳은 말기 환자에게 시행된다. 수술에 대한 부담감 탓에 각종 시술, 스테로이드제로 버티다가 결국 다리가 휘고 걷는 게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있어,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진입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도입되면서 수술 정확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삽입 각도 오차 없이 맞춰

인공관절 수술 성공률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다리의 '정렬' 여부다. 윤성환 병원장은 "고관절, 무릎, 발목의 중심이 일직선을 이뤄야 인공관절을 문제 없이 오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뼈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일이 모두 사람 손으로 진행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무릎 모양, 뼈 변형 정도가 달라 상당 부분을 의사 술기에만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관절을 3차원 CT(컴퓨터단층촬영)로 촬영, 그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해 가상으로 환자의 뼈 모양과 상태에 맞게 최적의 절골 위치, 교정 각도, 절삭 경로를 찾아 수술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수술을 진행해 정확성과 안전성이 높다. 컴퓨터 계측에 의해 고관절, 무릎, 발목 중심이 직선을 이루게 인공관절이 삽입된다. 윤 병원장은 "로봇 팔이 1㎜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한다"고 말했다. 로봇 기기가 발전하면서 수술 시간은 1시간 이내로, 피부 절개 범위도 약 10㎝로 크게 줄었다. 수술 정확성이 높아지면서 인공관절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명이 10~15년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데, 로봇 수술 등 술기 발달로 수명이 늘었다"며 "수술 후 재활이 끝나면 '마치 내 무릎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수술 후 이물감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더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더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로봇수술 환자 10년 추적, 효과 우수

이춘택병원은 지난 3월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병원에서 60세 전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과 의사 손으로 직접 시행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 조사해 비교, 분석한 것이다. 병원은 환자의 통증 점수와 기능 점수를 비교했다. 통증 점수는 무릎 통증을 수치화한 점수이고, 기능 점수는 무릎이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 수치화한 것이다. 조사 결과, 로봇 수술의 통증 점수는 89점으로 손으로 시행한 일반 수술(84점)보다 5점 높았다. 기능 점수 역시 로봇 수술이 91점으로 일반 수술(82점)보다 9점 높았다. 윤성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성공 여부는 5년 정도까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10년이 지난 시점에 통증이나 기능을 평가해보면 파악할 수 있다"며 "더불어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정형외과학회에 초청돼 발표된 만큼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몸이 쇠약해 마취를 견딜 수 없거나, 다리 근육이 거의 없어 인공관절 수술을 해도 스스로 걷기 힘든 사람들이다.

◇로봇관절 연구소 활발… 기술 계속 발전

이춘택병원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로보닥'을 들여와 현재까지 약 1만4000건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했다. 국내 최다 건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작한 초기에는 수술용 로봇이 서양인 체형에 맞게 설계돼 수술 시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지난 2005년 병원은 자체 로봇관절 연구소를 만들어 한국인 체형에 맞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선해왔다. 의사뿐 아니라 국내외 로봇 전문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 참여했다. 현재 6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이상이 생겼을 때 바로 조치한다. 윤 병원장은 "수술 중 절삭 동작을 더 세밀하게 조절하는 등의 기술을 개발, 여러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수술 정확성과 안전성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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