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년의 시간 켜켜이…지구 최초의 호수가 여기 있다

입력 2019.04.08 09:58

러시아 바이칼의 깊은 속살, 알혼섬

불한바위는 바이칼 샤머니즘의 최대 성소로 꼽힌다. 부랴트 족은 바이칼의 주인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바위는 전체가 철광석인데, 강력한 힘으로 우주를 끌어당기고 있다
오지(奧地)와 거친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러시아 바이칼호수와 알혼섬을 추천한다. 이곳에는 도로도 없고, 시멘트로 지은 변변한 건물도 없다. 섬 안쪽은 허허 벌판이고, 가장자리로 가면 바다같이 뻥 뚫린 호수가 전부다. 비어 있기에 자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알혼섬은 완벽한 오지다. 겨울에는 호수를 50㎝ 두께로 얼려버리는 강추위에 포위되므로 그나마 한여름에 가야 고생을 덜 한다. 한낮에도 20도를 넘지 않아 뜨거운 여름철 시원한 휴가지로 좋다.

시베리아 한복판에 있을 것 같은 바이칼은 비행기로 4시간, 다시 차로 6시간 걸린다. 3000만년 전 지구가 갈라질 때 쏟아져 들어온 물이 만든, 지구 최초의 호수 바이칼에 가는 데 채 하루가 걸리지 않는다. 최대 수심 1621m.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는 날이 좋으면 40m까지 속을 내보여 준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주변에 물을 오염시키는 시설이 없고, 깊은 바닥에 사는 갑각류 '에피슈라'가 끊임없이 물을 정화하는 까닭이다. 이 물을 한 모금 마시면 온몸의 혈관까지 정화될까. 물빛 하나로도 바이칼에 올 이유는 충분하다.

바이칼의 깊은 속살을 보려면 알혼섬까지 가는 수고를 해야한다. 바이칼에는 바다처럼 26개의 섬이 있는데, 유일하게 알혼섬에 사람이 산다. 관광객이 이곳에서는 할 일은 별로 많지 않은데, 러시아 군용트럭을 개조한 차를 타고 섬을 둘러보는 일주투어는 꼭 해봐야 한다. 정식 투어랄 것도 없이 현지 주민이 제 차를 몰고 나와 섬의 좋은 곳을 소개하는 식이다. 사자바위와 악어바위를 볼 수 있는 누르간스크부터 소비에트 시절 강제수용소가 있었던 페시얀카 부두를 차례로 보고 섬 최북단이자, 현지인이 가장 신성시하는 하보이 곶에서는 한 시간 정도 트레킹을 한다. 예쁜 초원이 아니라 단 한 번도 다듬어진 적 없는 야생의 들판을 걸어볼 기회는 흔치 않다.

세르게(신목)은 부랴트 족의 정신적 지주로, 이곳에 천을 매달면서 소원을 빈다. 마치 우리나라의 솟대나 장승과도 닮아 있다./헬스조선 DB 제공
알혼섬의 상징이자 바이칼의 클라이맥스는 불한바위다. 누구나 바위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아시아대륙의 가장 센 지기(地氣)를 뿜어낸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호기롭게 성큼성큼 바위를 향해 걷다가도 칭기즈칸의 무덤 자리란 전설을 떠올리면 오금이 다 저릿하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아무대로나 자리 잡고 앉아 노을이 지고, 까만 밤하늘에 뜨는 별과 달을 보는 일이다. 지구상에서 몇 남지 않은 손때 덜 탄 자연을 즐기는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헬스조선 비타투어의 여름휴가 특별기획 알혼섬 여행은 8월 12~17일과 19~24일(4박 6일) 2회 출발한다. 대한항공 직항으로 러시아 이르쿠츠크까지 오가고, 알혼섬에서 2박은 섬 안에서 시설과 서비스가 가장 나은 곳에서 한다.
●문의·신청: 헬스조선 비타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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