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대기 두려운 자궁근종, 고강도 초음파로 수술 없이 치료

입력 2019.04.08 09:52

자궁근종 非절개 치료 '하이푸'

종양 크거나 통증·생리량 과하면 제거 고려
진화된 '보컬 하이푸', 성공률 94%에 달해
3개월 내 급격히 줄고, 4~5년 지나면 소멸
수술해도 20~30%는 재발, 정기 검사 필수

자궁근종 제거 수술이 필요하지만 자궁에 칼 대는 게 무서워 망설인다면 하이푸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이푸는 초음파 열로 자궁을 태우는 치료법으로, 최근 기술이 발달해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김지아 객원기자 제공
국내 20~30대 젊은 자궁근종 환자가 늘고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양성 종양이다. 빈혈, 성교통, 난임 등을 유발할 수 있어 크기가 크거나 증상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하지만 자궁에 칼을 대는 게 부담스러워 수술을 피하는 여성들이 많다. 강남여성병원 성영모 대표원장은 "이런 경우에는 자궁을 직접 절개하지 않고, 초음파를 쪼여 종양을 제거하는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최근 기술이 발달해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젊은 자궁근종, 고령 임신이 주원인

국내 젊은 자궁근종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고령 임신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생리 중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이 방출되는데 임신을 하면 생리가 끊기면서 이러한 과정을 겪지 않는다. 에스트로겐은 자궁 내 종양을 키우는 작용을 해 임신이 늦어져 에스트로겐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자궁근종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초경이 일러지고 폐경이 늦어지는 것도 원인이다. 기름진 음식, 스트레스도 체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자궁근종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성영모 대표원장은 "생리 과다를 유발해 빈혈이 생겨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고, 종양 위치에 따라 방광, 척추, 장 등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허리 통증이 생기거나 설사가 잦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극심한 생리통, 골반통, 성교통은 물론 난임까지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량이 과도하게 많아지고 ▲골반통이 자주 생기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봐야 한다.

◇종양 크기 작아도 증상 심하면 제거



자궁근종이 있다고 무조건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종양 크기가 과도하게 커지면 종양 제거 수술을 고려한다. 보통 종양 크기가 10㎝ 이상이면 난임을 유발할 수 있어 종양을 제거한다. 반면 종양 크기가 2~3㎝로 작아도 종양이 자궁 내막에 발생해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량이 과다하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과거에는 자궁근종 제거를 위해 무조건 개복술을 시행했다. 최근에는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흉터 등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법도 나왔지만 역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자궁에 가해지는 물리적 손상이 적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치료 기술이 '하이푸' 시술이다. 성영모 대표원장은 "하이푸는 고강도 초음파를 한 점에 집중시킬 때 발생하는 약 60도의 열을 이용해 종양을 태우는 치료 기술"이라고 말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흉터가 없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며, 출혈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강남여성병원이 원내에서 진행한 약 1200건의 하이푸 시술을 분석한 결과 초기 하이푸는 정확성이 떨어져 시술 성공률이 53%이었다. 하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 지난 2017년 7월부터 도입된 '보컬(Vocal) 하이푸' 시술은 성공률이 9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열로 종양 정확히 태워 없애

보컬 하이푸는 일종의 '입체(3D) 초음파 치료'다. 기존 하이푸는 종양에 가상의 선을 그어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각각에 초음파를 쏴 없애는 일종의 '점' 치료였다. 반면 보컬 하이푸는 지름 약 3㎝의 탁구공만 한 불덩이를 움직이면서 종양을 태우는 '입체' 치료다. 성영모 대표원장은 "5㎝ 종양을 태우는 데 기존 하이푸가 약 1시간 반이 걸렸다면, 보컬 하이푸는 11~15분 만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보다 정확한 위치를 괴사시킬 수 있고, 화상(火傷) 위험도 적다. 성영모 대표원장은 "기존 하이푸는 바로 고열로 올라가 치료 범위가 균일하지 못하고, 정확도가 떨어지고, 화상 입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보컬 하이푸는 낮은 온도를 서서히 집중시키며 열을 올려 근종 모양과 유사한 원형으로 괴사가 가능해 치료 범위를 예측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주변 장기 손상 위험도 줄었다.

단, 하이푸 시술로 종양이 바로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1~3개월 내로 약 60% 감소하고, 4~5년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성 대표원장은 "타버린 종양 찌꺼기가 대식세포 등에 의해 제거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궁근종의 20~30%는 수술 후에도 재발해 이후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자궁근종 크기가 15㎝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보컬 하이푸 대상이 안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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