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동영상, 관련 인물 모두 '성도착증' 가능성

입력 2019.03.13 10:56

수갑을 찬 한 사람이 휴대폰을 이용해 몰래 촬영한 여성을 보고 있다.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행위 등 성도착증이 의심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가수 정준영(30)의 몰카 촬영 및 유포 사건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준영은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뒤 메신저를 통해 이를 주변인들과 공유했다. 불법 촬영과 유포로 피해를 본 여성은 현재까지 확인된 인원만 10명에 달한다. 13일 정준영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MS 대화방에 유포했으며,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했다”고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몰카, 성장기 비정상적 性 인식이 문제

몰카라고 불리는 몰래 설치한 카메라를 이용해 남을 촬영하는 행동은 오래전부터 사회적 문제가 돼 왔다. 특히 공용화장실이나 수영장 탈의실 등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앞선 정준영의 사례처럼 성관계 시 상대의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몰카 행위가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에서 비롯할 수 있다고 본다. 성도착증이란 성적 행동에서 변태적인 이상습성을 보이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 질환의 한 종류다. 여러 유형이 있는데, 이중 관음증은 타인의 신체 부위나 성행위 등을 몰래 관찰하거나 촬영하면서 성적 흥분을 느끼고, 욕구를 해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성도착증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유전적으로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이나 성욕을 느끼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발생할 수 있다. 또 성장기에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하는 영상을 많이 접하거나 학대 등으로 잘못된 성(性) 인식이 형성되면서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관음증과 같은 성도착증인 18세 이전에 형성돼 20대 중반부터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청소년들도 음란물에 접근하기 쉬워져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성도착증 환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그 원인을 병 때문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성도착적 환상이 있어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성인이라면 충분히 욕구를 조절할 수 있다.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도덕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기에 잡아야 증상 더 안 심해져

성도착증은 초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학계에서는 ▲반복적인 성적 환상이나 욕구가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비인간적 대상(영상물, 의류 등)이나 비정상적 대상(아동, 노인 등)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경우 성도착증으로 진단한다. 비정상적인 성적 욕구를 조절하기 힘들고, 성도착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보인다면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도착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성욕이나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 등을 주로 이용한다. 왜곡된 성인식과 대인관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도 동반된다.

성도착증으로 범죄를 저지른 후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 됐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운이 나빠서 잡힌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도착증을 미리 예방하고 범죄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음란물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성장기 이전에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미취학 연령부터 성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교육보다는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잘못된 행위를 해선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성도착증은 범죄 행위의 변명이 될 수 없다. 예방 방안과 더불어 관련 처벌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치료 및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몰카 행위와 같은 범죄를 근절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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