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어린이집 등 종사자 15%가 잠복결핵… 치료는 '뒷전'

입력 2019.03.08 10:29

한 사람이 가슴 X선 촬영 사진을 들고 있다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 결과, 집단시설 종사자 및 재소자 중 약 15%가 잠복결핵자이나 치료시작률은 31.7%에 불과했다. /사진=조선일보 DB

정부가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병원, 학교 등 집단시설 종사자 및 재소자 85만776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집단시설 내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2만6000명(14.8%)이 잠복결핵자로 판정됐다. 하지만 이 중 치료를 시작한 인원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하거나 증식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하지는 않으나 결핵 환자와 접촉 시 30%가 감염되고 이 중 10%가 발병한다. 5%는 2년 이내에, 나머지는 평생에 걸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잠복결핵감염자를 1년 2개월 정도 관찰했을 때 치료 미실시자가 완료자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별 잠복결핵 양성 비율은 ▲산후조리원 종사자 군(33.5%)과 ▲교정시설 재소자(33.4%)의 잠복결핵 양성 비율이 높았다. 이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27.5%) ▲보건소 내소자(22%) ▲교육기관 종사자(18.3%) ▲의료기관 종사자(17.3%) ▲학교 밖 청소년(3.2%) ▲고등학교 1학년 학생(2%)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령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잠복결핵 양성반응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 양성반응 비율을 보면 70세 이상이 4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이어 ▲60대(43.2%) ▲50대(35.7%) ▲40대(23%) ▲30대(12.4%) ▲20대(5.4%) ▲10대 (2.1%) 순을 보였다. 소득별로 보면 ▲저소득층 19% ▲중·저소득층 15.5% ▲중·고소득층 12.7% ▲고소득층 11%의 비율을 보였다.

잠복결핵의 경우 전파력이 없다고 하나 결핵 환자와 접촉 시 결핵 발병률이 10%에 달하는 만큼 집단생활 이용자 및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치료시작률은 31.7%인데, 이는 일본 95% 이상, 네덜란드 77% 이상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이번 연구에서 치료를 시작한 사람 중 23.1%는 중단했고, 76.9%만 치료를 완료했다. 미완료 사유로는 부작용(40.8%), 비협조(23.5%), 연락 두절(14.6%)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가톨릭대 김주상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결핵 퇴치를 위한 잠복결핵감염 검진과 치료를 통한 발병 예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로 국내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의 발병 예방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은 잠복결핵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발병 예방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가 결핵 발병 세계 1위의 오명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시설 소관 부처의 검진, 치료율 향상을 위한 범부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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