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 노년기 인지기능의 저하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 염증은 일상생활 중 고혈당·고혈압·스트레스·미세먼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염증성 단백질이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져 발생한다. 급성 염증과 달리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염증성 단백질이 체내에 축적되면 심혈관 질환·암·당뇨병·천식 등 다양한 질병의 근원이 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중년기 만성 염증 발생과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평균 연령 57세의 1만2336명을 대상으로 약 20년 동안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시 염증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혈액을 채취해 피브리노겐, 백혈구 수, 폰 빌레브란트 인자, 혈액응고인자 Ⅷ 4가지 염증 표지자를 측정했다. 또 3년 후 혈중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 검사를 시행하고, 이를 종합해 각 개인에게 염증 점수를 부여했다. 더불어 연구 시작 시점, 6~9년 후, 연구 종료 시점에 참여자의 인지기능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처음 만성 염증 수치가 가장 높았던 그룹은 가장 낮았던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가 8% 더 빠르게 나타났다. CRP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12% 더 빨랐다. 만성 염증은 인지기능 중 언어, 실행기능 등 다른 기능보다는 기억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억력과 사고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은 중년에 시작되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만성 염증은 치료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