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73)씨는 지난 2012년 위턱 어금니 네 개 자리에 임플란트를 심었다. 하지만 이후 염증이 지속되고 치아까지 흔들려 3년 만에 다른 치과를 찾았다. 의사는 "수술 시 첫 번째 심은 임플란트 위치가 틀어지면서 줄줄이 잘못 심겨, 일부는 임플란트 기둥이 파손됐다"며 "모두 제거하고 다시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병원에서 3D CT(3차원 컴퓨터단층촬영)를 찍고, 이를 토대로 의료진이 모의 수술을 거친 뒤 정확한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로 다시 네 개의 임플란트를 심었다. 수술 당일 인공 치아도 끼웠다. 김씨는 4년째 염증 없이 편하게 임플란트 치아를 사용하고 있다.
임플란트를 여러 개 심을 때는 턱뼈 3D 촬영으로 미리 모의 수술을 거쳐 오차 없이 정확한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는 수술법을 활용하는 게 안전하다. 사진은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이 임플란트를 정확한 위치에 심도록 돕는 가이드를 활용해 수술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임플란트 모의 수술로 정확성 높여
임플란트를 세 개 이상 나란히 심을 때는 첫 번째 임플란트를 정확한 위치에 심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김씨 사례처럼 임플란트 한 개가 잘못된 위치에 심기면 나머지가 연속적으로 잘못된 위치에 심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 옆의 정상적인 치아 뿌리를 손상시킬 수 있고, 혈관이나 신경이 다칠 위험도 있다. 치열도 정상적인 모양을 갖추지 못하면서 치아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노현기 원장은 "임플란트는 내 치아처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지 여부가 핵심인데, 그러지 못하면 씹기가 잘 안 되고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면서 염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임플란트가 파손될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나란히 심을 때는 3D 모의 수술과 가이드〈작은 사진〉를 활용해 정확성을 높인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3D CT를 이용해 환자의 턱뼈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임플란트 기둥을 어느 위치에 얼마나 깊이 심을지 미리 정확히 파악한 후 의료진이 컴퓨터로 모의 수술을 진행한다. 실전에서는 어느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으면 될지 알려주는 가이드를 활용해 오차 없이 임플란트를 심는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기존 방식은 환자 턱뼈를 2차원 영상으로밖에 보여주지 못해, 혈관·신경 위치를 정확히 가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3차원 영상으로 환자 턱뼈 구조를 파악한 후 가이드를 이용해 수술하면 임플란트를 정확한 위치에 알맞은 깊이, 각도로 심을 수 있고 혈관·신경 손상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 환자 부담도 덜하다. 임플란트 기둥을 심은 후에는 3D 구강 스캐너로 환자 구강 내 구조를 파악하고 바로 인공 치아를 만들기 시작한다. 치아가 당일 완성돼 수술한 날 이를 끼우고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수 있다. 단, 잇몸뼈가 너무 약하거나, 많이 소실됐거나, 고령의 나이로 몸이 많이 쇠약하거나,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바로 인공 치아를 끼우지 못할 수 있다.
◇집중 수면마취로 통증 공포 덜 수도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 사람은 '집중 수면마취' 임플란트 수술을 받아볼 수 있다. 집중 수면마취는 말 그대로 수면마취 하에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 것이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물론, 수술 중 들리는 소리에 의한 공포 등을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등 사전 검사를 받아 안전 기준을 통과해야 수면마취가 가능하다. 집중 수면마취를 할 때는 반드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수술에 참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임플란트 TIP 임플란트·부분 틀니 같이, 비용 크게 절감
지난 2018년 7월부터 만 65세 이상의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낮아졌다. 완전틀니·부분 틀니도 지난 2017년 11월부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낮아졌다. 단, 임플란트는 총 2개까지 보험 적용이 되며, 치아가 아예 없는 사람은 틀니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틀니는 7년마다 위, 아래 치아 각각 1회씩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임플란트를 1~2개 심고, 부분 틀니를 끼우는 치료를 받으면 두 가지 보험 혜택을 모두 받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