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치료비에 항암 포기하는 환자도…실질적 지원 절실

입력 2018.12.19 18:02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 경제적 고충 커

목을 만지고 있는 여성
두경부암 표적항암제는 국소진행성일 때만 방사선 요법과 병용했을 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헬스조선DB

50대 두경부암 환자 문 씨는 올 초부터 목 안에 이물감이 자꾸만 느껴졌다. 그는 집 근처 이비인후과를 다니다 ‘후두 아래쪽이 이상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고, 대학병원에서 두경부암의 일종인 ‘하인두암’ 진단을 받았다. 초기가 아닌, 암 세포가 폐로 전이된 상태였다. 주치의는 표적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함께 사용하길 권했다. 그러나 항암 치료를 끝낸 문씨는 병원에서 준 계산서를 보고 생각보다 많은 금액에 놀랐다. 문씨는 표적항암제 치료비 100% 본인 부담에 해당하는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였기 때문이다.

◇두경부암, 소수라 외면…인지도 낮고 예후 불량 

두경부암은 눈, 뇌, 귀, 갑상선을 제외한 목과 얼굴 부분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코, 목, 입안, 후두, 인두, 침샘이 발병 부위다. 그러다보니, 먹고 말하거나 호흡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 문 씨는 뜨겁거나 매운 음식은 전혀 먹지 못하고, 그렇지 않은 음식이라도 삼키기 어려워하는 편이다.

두경부암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혀뿌리 부분인 하인두에서 암이 시작됐는데, 사람들에게 하인두암이나 두경부암이라고 하면 무슨 암인지 몰라, 친구들에게도 그냥 식도암이라고 설명한다”는 게 문 씨 말이다. 실제로 전체 암 환자에서 두경부암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 정도다(2015 중앙암등록본부).

예후 또한 불량하다. 두경부암을 진단받은 환자 약 60%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을 발견한다. 질환이 진행할수록 5년 이내 사망률은 높아진다. 재발이나 전이도 잦고, 전이 부위에 따라 수술이 어려워질 수 있다.

두경부암 그래픽
​두경부암은 눈, 뇌, 귀, 갑상선을 제외한 목과 얼굴 부분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조선일보DB

◇다른 암에 비해 치료법 제한적, 실질적 지원 절실

두경부암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화학요법, 표적항암요법 등이 있다. 진행성 두경부암은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법, 표적항암요법 등을 적절히 조합하는 편이다. 그런데 두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법이 제한적이다. 전이가 많이 진행됐거나, 부위에 따라 수술이 어려울 뿐 아니라 두경부암 치료제 중 1차 치료제로 사용 가능한 표적항암제는 단 한 종류(얼비툭스 제제)뿐이다. 이마저도 의료보험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문 씨는 “암 진단을 처음 받을 때 주치의로부터 ‘수술을 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런 경우, 표적치료제 같은 약물을 사용해 암 크기를 줄인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 환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용해서 치료를 진행한다. 재발 및 전이가 발생하면 기존 치료제로는 더 이상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문 씨처럼 이미 전이가 진행된 후 진단받는 환자들은 질환이 더욱 진행되기 전에 항암치료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이 때 표적항암제를 쓴다. 그러나 문 씨처럼 재발하면 의료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부담은 환자의 몫이다. 두경부암 표적항암제는 국소진행성일 때만 방사선 요법과 병용했을 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문 씨는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치료비용인데, 주치의도 이 약을 처방해주면서 경제적 부담을 지우게 해 미안하다 말했다”며 “완치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해서 해당 치료를 받다 보면 경제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표적항암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는 “항암치료 등으로 두경부암 환자가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일 때는 환자와 함께 기뻐하지만, 고가의 약제 가격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며 “신체적, 경제적 부담으로 고통받는 두경부암 환자들이 많은 만큼, 정부의 관심 및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