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질환, 치료 시기 놓치면 急死… 정확한 수술·시술로 혈관 지킨다

입력 2018.12.17 10:31

헬스 특진실_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외과팀

20년 전 상행대동맥치환술을 받았던 김모(76)씨가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이미 수년 전부터 여러 병원에서 인조 혈관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내과적 치료만 받았다고 했다. 그 사이 가성대동맥류가 진행돼 성대 신경을 압박해 목소리가 변해 있었다. 검사 결과, 인조 혈관뿐 아니라 흉골까지 감염된 상태로 수술이 필요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은 가슴을 가로로 절개한 후 상행대동맥과 대동맥궁 치환술을 시행했다. 감염 때문에 재수술할 시 수술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김씨의 경우 숙련된 의료진에게 수술 받고 결과가 좋았다. 특별한 합병증 없이 외래 진료로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박계현(왼쪽 두번째), 이재항(오른쪽 두번째) 교수가 상행 대동맥 치환술을 진행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박계현(왼쪽 두번째), 이재항(오른쪽 두번째) 교수가 상행 대동맥 치환술을 진행중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노화·고혈압 등이 대동맥에 영향

대동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으로,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을 각각의 장기로 공급한다. 나이가 들면 탄력이 떨어져 혈관이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다. 대동맥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은 ▲급성대동맥박리(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는 것) ▲급성대동맥벽내혈종(혈관 내부에 혈종이 생기는 것) ▲관통죽상경화성궤양(중막 안에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궤양이 생기는 것) ▲대동맥파열(대동맥벽이 모두 손상돼 혈류가 바깥으로 흐르는 것) ▲대동맥류(대동맥벽이 약해져 꽈리 모양으로 부푸는 것) 등이다. 이 중 급성대동맥박리, 급성대동맥벽내혈종, 관통죽상경화성궤양은 급성대동맥증후군에 해당하며 응급 수술·시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대동맥파열로 이어져 급사(急死)할 수 있다. 대동맥류도 만성질환이지만 방치하면 대동맥파열로 이어진다. 고령화되고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지난 20년간 대동맥 수술 및 시술 건수가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박계현 교수는 "고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죽상동맥경화증이 있는 것도 대동맥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환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고난도… 개흉 않는 하이브리드 수술도

대동맥 질환 치료법은 병변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대동맥류는 직경이 50~55㎜ 보다 작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고혈압 조절 등 약물 치료를 하면서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한다. 반면 급성대동맥증후군은 긴급 수술을 해야 한다. 대동맥 수술은 다른 외과적 수술보다 복잡하고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상행대동맥에 생긴 급성대동맥박리 수술이다. 가슴을 절개해 심장을 정지시킨 후 체외순환기로 전신에 혈액이 잘 돌도록 만들면서 대동맥을 인조 혈관으로 대체한다. 대동맥궁은 뇌·상지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상태에서 진행하므로 더 복잡하다. 수술이 까다로운 만큼 합병증 위험도 있다. 체외순환기 사용 시 전신에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고, 뇌졸중·하반신 마비 같은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수술 중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대처해야 해서 경험이 풍부한 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 간호사, 체외순환사 등의 협업이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이재항 교수는 "최근에는 대동맥 중재술(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도 많이 시행하는 추세"라며 "대동맥을 절제하지 않고 그 안에 인조 혈관을 끼워 넣는 수술로, 개흉없이 대퇴동맥을 통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시술은 병이 발생한 대동맥의 해부학적 구조가 시술에 적합해야 하고, 시술 후에는 추적 관찰이 필수다.

파열될 위험이 있는 흉부대동맥에 스텐트그라프트를 삽입하는 과정을 그린 모식도. 대퇴동맥을 통해 시술 도구를 집어 넣어 스텐트그라프트를 끼워 넣는다.
파열될 위험이 있는 흉부대동맥에 스텐트그라프트를 삽입하는 과정을 그린 모식도. 대퇴동맥을 통해 시술 도구를 집어 넣어 스텐트그라프트를 끼워 넣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 질환 치료 '톱' 수준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은 2008년 국내 최초로 흉복부대동맥 수술을 성공적으로 라이브 시연했다. 세계적으로도 선례가 거의 없었다. 10년째 국내외 석학들이 참가하는 분당대동맥심포지움을 개최하고 있다. 연간 200례의 수술·시술이 이뤄지는데, 이는 국내 흉부외과 전문의가 담당하는 대동맥 수술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은 20년 이상 대동맥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한 박계현 교수를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수술을 시행하는 집도의 네 명이 포진해 있는 덕분이다. 개흉·개복뿐 아니라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 경험도 풍부하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따로 보유해 환자들이 안전하고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수술과 중재적 시술의 장점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수술을 시행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수술실과 같은 무균 상태이며 고해상도의 투시 장비가 설치돼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은 국내 최초로 365일 집도의와 직접 연결 가능한 핫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기도 하다.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 교수 두 명이 중환자실에 상주하며, 전문화되고 안정적인 수술 전후 치료를 제공한다. 합병증 가능성을 최소화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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