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종양 찔러 癌 확인, 가슴에 칼 대는 고통 줄이죠"

입력 2018.12.03 11:20

[헬스 톡톡] 맘모톰·엔코 개발자 스티브 파커 박사

스티브 파커 박사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유방X선촬영이나 유방초음파를 한 후 양성종양인지 악성종양인지 구분이 모호할 때가 있다. 이 때 조직검사를 위해 진공흡인유방생검기를 흔히 이용한다. 빨대 같은 관을 유방에 박아 종양이 있는 조직의 일부를 채취하거나 필요하면 종양을 아예 제거하는 기기이다. 국내에서는 '맘모톰' '엔코'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 해 6만건이 넘는 시술을 하고 있다. 최근 맘모톰과 엔코를 개발한 미국의 스티브 파커 박사가 아시아외과초음파학회(ASUS2018) 참석 차 방한해, 그를 만났다.

―진공흡인유방생검기기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진공흡인유방생검기기 개발 전에는 악성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외과적 수술을 통해 유방 조직을 채취했다(유방절개생검). 조직검사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환자에게 수술 상처가 남는 점이 안타까웠다. 문제는 유방절개생검을 받는 환자 중 5%만이 실제 암이었다는 점이다. 95%의 환자가 유방암이 아님에도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했다. 1987년부터 수술과 검진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조직 검사기기들을 분석했다. 바드사의 바이옵시스(생검술기기)가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유방 검진에 사용해 봤지만 완전히 적합하지는 않았다. 1992년부터 유방에 특화된 유방생검기기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1994년에 맘모톰이라는 기기를 출시했다.

―맘모톰이 출시됐 때 의료계의 반응은 어땠는가?

처음 맘모톰을 학회에서 소개했을 때, 기대했던만큼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세계적으로 최소침습술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맘모톰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보급되기까지는 출시 후 약 10년이 걸린 것 같다. 현재 미국의 1만개 이상의 유방센터에 맘모톰·엔코 같은 진공흡인유방생검기기가 보급돼 있다.

―수술과 비교했을 때 조직검사 정확도는?

외과적 생검술과 비교했을 정확도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검진 과정이 훨씬 간단하고 쉽고 한 번의 절차로 끝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엔코는 맘모톰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다른가?

맘모톰은 장비가 무겁고, 조작이 어려우며 작동 속도가 느리다. 이러한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2004년에 '엔코'라는 장비를 개발했다. 엔코는 맘모톰 대비 더 빠르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맘모톰 장비는 초음파 유도 하에서 시술할 경우 손을 계속 움직여가며 종양에 접근해야 했는데, 엔코는 자동화 기능을 갖추어 미리 설정해 둔 방향에 따라 칼날이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 또한 맘모톰의 경우 종양 채취 후 채취한 종양을 덜어내며 작업을 해야 해 시술의사를 보조하는 어시스턴트가 필요하지만, 엔코의 경우 장비에 바스킷이 내장돼 있어 그곳에 채취한 종양을 모아둘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움직일 필요가 없어 수술 시간이 단축된다. 무엇보다 엔코 바늘은 유방 조직에 삽입될 때 저항 없이 부드럽게 삽입되도록 고안돼 맘모톰에 비해 깔끔한 조직 절개와 채취가 가능하다.

―한국인은 80~90% 정도가 치밀유방인데, 엔코를 사용하면 더 유리한가?

그렇다. 엔코의 바늘은 칼날이 더 세밀하고 날카롭게 디자인됐다. 유방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한 치밀유방에는 바늘이 날카로워 더 부드러운 삽입이 가능하므로 엔코가 타제품에 비해 더 적합하다.

―엔코 같은 진공흡인유방생검기기가 유방암 치료에 기여한 바가 있나?

과거에는 유방암에 걸릴 경우 조직검사를 위해 유방절개 생검을 해야 했기 때문에 여성들이 겁을 내서 조직검사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간단한 시술을 통해 조직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여성들이 유방암 조직검사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떨치고, 정기검진과 조기발견을 활성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진공흡인유방생검술

빨대 모양으로 생긴 얇은 관(프로브)을 유방에 삽입한 뒤 진공흡입 방식으로 조직을 잘라내는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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