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 수술 10년… "통증·기능 점수 우수" 객관적 데이터 나왔다

입력 2018.11.19 09:44

포커스_ 이춘택병원 '로봇 인공관절 수술'

로봇 인공관절 수술, 누적 1만3000여 건 '세계 1위'
일반 수술과 비교, 통증·기능 점수 각각 5·9점 높아
인공관절 성패는 '정렬'… 가상 수술로 안전성 향상
로봇 팔로 뼈 1㎜의 오차 없이 자르고 정확히 심어
절개 범위 감소… 한국인 체형 맞춤 기술 계속 연구

수원의 이춘택병원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건수가 세계 1위인 병원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2002년부터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매진한 결과, 지금까지 1만3000여 건의 수술을 했다. 2005년에는 자체 로봇관절연구소를 설립해 수술 시간은 줄이고 정확도는 높이는 방향으로 로봇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수술 정확도와 일관성은 사람 손이 로봇을 따라갈 수 없다"며 "로봇 등 컴퓨터를 활용한 정형외과 수술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10년 후 결과 "우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정말 우수할까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춘택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 사례가 10년 이상 쌓이면서 장기적인 수술 결과에 대한 데이터가 나온 것이다. 윤성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성공 여부는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며 "5년 정도까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10년 정도 되면 얼마나 정확하게 수술 했느냐에 따라 관절 기능이나 통증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춘택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넘은 300명과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넘은 300명을 조사했다. 그리고 통증 점수와 기능 점수를 비교했다. 통증 점수(Pain Score, 무릎 통증을 수치화한 점수)는 로봇 수술이 89점으로 손으로 시행한 일반 수술(84점)보다 5점 높았고, 기능 점수(Function Score, 무릎의 운동 기능 점수)는 로봇 수술이 91점으로, 일반 수술(82점)보다 9점 높았다. 통증과 기능 면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윤성환 병원장은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마다 제각각인 무릎 관절에 적합한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과는 내년 3월 미국정형외과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위에서 부터) ①로봇이 무릎 뼈를 절삭하는 경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면. ②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하지 정렬 맞추는 데 특화

인공관절 성패는 '정렬'에 달렸다. 허벅지에서 발목을 연결하는 하지 정렬을 잘 맞춰야 인공관절을 문제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허벅지에서 발목까지 일직선으로 잘 맞춰서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할 경우 오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사람마다 무릎 모양이나 뼈의 변형 정도에 차이가 있는데 수술 의사의 경험이나 숙련도에만 의존하다 보면 정확도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3차원 컴퓨터 영상 촬영(CT)을 한 뒤 그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해 사전에 가상으로 환자의 뼈 모양과 상태에 맞게 최적의 절골 위치, 교정 각도, 절삭 경로를 찾아 수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사전에 미리 가상 수술을 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므로 안전성이 향상된다.

또한, 로봇 팔이 뼈를 1㎜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므로 정확성이 높다. 이춘택병원에서는 로봇으로 인공관절 전치환술 뿐만 아니라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 무릎절골술 등 모든 무릎 수술을 시행한다. 일부 로봇이 특정 브랜드의 인공관절만 삽입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이춘택병원의 로봇은 10개 이상 브랜드의 인공관절을 사용할 수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골라서 삽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도 로봇 연구 중… 진화된 로봇 개발

이춘택병원 산하에는 로봇관절연구소가 있다. 의사의 로봇 수술 경험과 한계를 바로바로 연구소에 전달하고,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이를 반영해 로봇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2002년 이춘택병원에 처음 들여온 '로보닥'은 독일에서 개발된 로봇이라 서양인 체형에 맞게 설계돼 수술 시 어려움이 있었다.

로봇관절연구소에선 10년 동안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로봇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수술 시간은 기존 90분에서 50분으로, 절개 범위는 18㎝에서 10㎝으로 줄었다. 초기에 비해 수술 시간과 절개 범위가 절반 가까이 줄어 출혈량, 감염 위험성이 줄었다. 회복 기간 역시 일주일에서 수술 당일로 짧아졌다. 최근에는 뼈를 절삭하는 로봇 팔의 관절 수를 늘려 움직임이 용이해졌고, 크기도 줄여 로봇이 한층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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