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알코올 중독死 급증…20잔 이상 시 사망 위험

입력 2018.10.25 11:28

쇼파에 엎드린 사람
최근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번에 20잔 이상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4%까지 높아지고, 이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지난 8월, 청주의 한 모텔에서 여중생이 학교 친구·선배들과 술을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9월에는 영광에서 여고생이 남고생 2명과 음주 후 성폭행을 당한 뒤 방치돼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밀 부검 결과 두 여학생의 사인이 모두 ‘급성 알코올 중독’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해당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급성 알코올 중독은 단순한 ‘만취’로 여기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질환”이라며 “단시간에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이상의 술을 마시면 체내에 분해되지 못한 알코올로 인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상승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몸 상태나 술을 마시는 속도, 섭취량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0.1%(약 7잔)부터는 판단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고 신체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0.2%(약 10잔)이상인 경우에는 운동조절능력 상실과 함께 정신적 활동에 혼란이 생기고 0.3%(약 14잔)을 넘기면 인사불성이 돼 심신을 가누기 힘든 상태가 된다.

전용준 원장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4%(약 20잔)이상이면 호흡과 심장 박동을 제어하는 뇌 연수 부위가 마비돼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 있다”며 “구토를 하다 기도가 막혀서 질식사할 위험도 크므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의식 없이 호흡이 늦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건의 또 다른 공통점은 사망자가 모두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전 원장은 “대부분의 청소년이 본인의 주량을 모른 채 호기심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음주를 하기 때문에 과음이나 폭음을 하기 쉽다”며 “청소년기는 성인에 비해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숙하지 않아 음주로 인한 폐해가 더욱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음주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데 있다. 전 원장은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음주를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과음과 폭음을 일삼는 성인들의 음주 문화를 그대로 모방하기 때문”이라며 “술을 마시는 누구나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원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대한 음주 문화를 반성하고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 건전한 음주 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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