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人 진입 앞둔 베이비붐 세대…10년 후 ‘의료난민’ 될 수도

입력 2018.10.15 15:01

베이비붐 세대의 만성질환 관리

노인을 부축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노인 만성질환의 관리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진=헬스조선DB

베이비붐 세대란, 출산율이 3명 이상인 상태가 일정 기간 이상 연속으로 유지된 경우로 정의된다. 미국은 1946~1965년 태어난 세대, 일본은 1947~1949년생(단카이 세대)에 해당한다. 한국은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들이 베이비부머로 불린다. 올해 기준 만 55~63세다. 약 700만 명,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약 1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노인(65세 이상)의 대열에 합류한다.


◇“노인 의료비, 2060년 390조원에 이를 것”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 진입을 앞두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노인 의료비’ 문제다. 지난해 이미 노인 1인당 연간 의료비가 400만원을 넘어섰다(평균 426만원).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38%가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로 쓰인다. 2005년에 비해 3.7배 증가한 수치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합류하기 시작하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60년엔 노인진료비는 지금보다 20배나 증가한 3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정부예산 전체(386조7000억원)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만성질환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노인 만성질환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질환에 따라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고혈압·당뇨병의 경우 등록·관리사업, 일차의료시범사업,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등을 통해 매우 촘촘한 관리가 진행된다.


◇노인 만성질환 관리, 고혈압·당뇨병에만 집중


반면, 고혈압·당뇨병을 제외한 나머지 만성질환은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골다공증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골다공증을 예로 들면, 폐경 이후 여성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정책적 관심은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재협 교수는 지난달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유재중 의원(자유한국당)실에서 마련한 골다공증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은 골다공증 관리에 있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다”고 질책했다. 정부가 당장의 보험재정 지출을 줄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다공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로 이어진다. 이렇게 골절이 발생하면 신체적·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노인 골다공증 환자에게 골절이 발생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만 연간 900만원 이상이다. 간병비나 요양시설 이용비, 비급여 비용이 제외된 금액으로, 이를 포함하면 1000만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방약 있어도 건강보험 급여 혜택 못 받아


문제는 골다공증성 골절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치료제가 출시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해 실제 이를 복용하는 환자는 많지 않다. 이재협 교수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이동옥 교수도 “골다공증성 골절로 인한 의료비는 연간 8천억에 이르지만, 이는 간접비와 비급여 비용은 모두 제외된 수치로, 이를 더하면 사회경제적 비용이 훨씬 크다”며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효과적인 약물로 치료할 수 있어야 더 큰 비용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막혀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정치권에서도 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적 노력부터 정부차원에서의 노력까지 전방위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며 “복지부는 구체적인 보건의료계획을 세우고 예방중심의 보건의료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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