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47%, 병 악화시키는 약물 처방 받아

입력 2018.10.02 06:28

경희대 연구팀, 환자 2100명 분석

치매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아 다양한 약을 처방 받는데, 상당수가 부적절한 약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아 다양한 약을 처방 받는데, 상당수가 부적절한 약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환자의 절반이 부적절한 약물 처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약대 정은경 교수팀이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 2100명의 처방 약물을 분석했다. 노인 치매 환자에게 부적절한 약물은 미국노인의학회 기준(2015 Beers criteria)을 적용했다. 그 결과, 47%(987명)의 환자가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처방 약 중에는 불안장애·불면증에 사용하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 성분의 약이 601명(60.9%)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우울증·조현병·요실금에 쓰는 항콜린 제제 555명(56.2%), 위염에 쓰는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H2-antagonists)가 146명(14.3%), 수면제인 졸피뎀이 92명(9.3%) 순으로 나타났다(중복 처방 포함).

정은경 교수는 "이들 약은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감소시켜 인지기능을 더 떨어뜨리거나, 졸립고 기운이 빠지게 하는 작용을 해 치매 환자에게 처방하지 않거나, 필요하면 대체제를 써야하는 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약은 노인에게 '금기약'으로 분류되지는 않기 때문에 약 처방 시 'DUR(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 의사가 약 처방 시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에 대해 알려줌)' 시스템에서는 걸러지지 않는다. 정은경 교수는 "치매 환자는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내과·정형외과 등 여러 과를 다니다 보니 부적절한 약 처방의 위험이 더 높다"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등 선진국처럼 노인이나 노인 치매 환자를 종합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다학제팀을 구성해 안전한 약 처방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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