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질환, 부끄럽다고 참지 말고 치료 받으세요”

입력 2018.07.16 15:2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여성질환 명의'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

자궁근종·자궁내막증·골반장기탈출증·요실금 등의 여성질환은 불편하고 아파도 참고 치료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질환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을 미루고 약물이나 비수술 요법을 고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마음 고생만 하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나중에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여성질환 명의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를 만나 여성질환의 치료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들었다.


Q. 자궁근종은 얼마나 많은 여성이 가지고 있나요?

자궁근종은 40대 이상 여성의 40~5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입니다. 자궁근종은 근육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종양을 형성합니다. 모든 경우에 다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월경통 월경과다 골반 통증 성교통 등의 증상으로 일상 생활이 불편하면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유산·임신 시 조기진통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평소 정기적 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자궁근종은 언제 수술을 해야 하나요?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있습니다. 환자의 여건이나 근종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령 향후 임신 계획 근종 위치 증상 근종 성장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향후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의사에 따라 수술에 대한 찬반이 갈립니다. 임신 전 수술을 해서 정상 자궁을 만든 뒤에 임신을 해야 한다는 주장, 근종을 떼내는 수술을 하면 나중에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 자궁벽이 약해져 임신으로 자궁이 늘어났을 때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임신을 마친 뒤 수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궁근종이 계속 커지고, 근종이 근육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궁 내강 안으로 자라면서 월경통, 월경과다 등의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권하는 편 입니다.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이대목동병원 제공

Q. 배를 열지 않고 하는 시술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하이푸(HIFU·집속 초음파 치료)라고 합니다. 하이푸는 고강도의 초음파에너지를 한 곳에 모을 때 발생하는 65~100도의 고열을 이용해 자궁근종을 태워 없애는 시술입니다. 복부에서 어떤 영상을 보면서 하이푸 치료를 하는가에 따라서 초음파 유도 하이푸와 MRI 유도 하이푸로 나뉩니다. 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 입장은 MRI가이드 하이푸의 경우 임신을 마친 여성에 한해 자궁근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음파 유도 하이푸는 학회 입장이 아예 없습니다. 초음파 유도 하이푸는 영상을 통해 근종의 경계가 잘 안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권장을 안합니다. 하이푸는 배를 열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화상이나 장기·신경 손상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Q. 자궁근종은 수술은 어떻게 하나요?

요즘은 배에 구멍을 뚫어서 하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합니다. 복강경보다 조작이 쉬운 로봇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두 수술 모두 최소침습 수술로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의 경우 의사가 사람 손처럼 생긴 로봇 팔을 조작하면, 사람이 볼 수 없는 각도까지 들어가 정밀 수술을 진행합니다. 10배 이상 확대된 영상이 모니터로 보이며 의사는 이것 보면서 조작을 합니다. 자궁근종 수술의 경우 자궁 근육층에 있는 근종을 떼어내면 자궁벽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튼튼하게 잘 봉합을 해야 합니다. 로봇은 가늘고 긴 팔로 장기 안으로 들어가 각도 제한없이 봉합을 할 수 있고, 정확하고 빠른 봉합을 하는 데 유리합니다.


Q. 자궁내막증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앓고 있나요?

자궁내막증은 정상적으로 자궁 내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난소·골반강·대장·방광·질 내에서 증식하며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낭종 등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복강내 파열, 유착이 생길 수 있고 장출혈, 장폐쇄, 배뇨통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난임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이기도 합니다.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 약 10% 정도가 갖고 있지만 대부분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월경 시 심한 골반 통증 성교통 부정기 출혈 배뇨 및 배변 시의 통증 등 입니다.


Q.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를 약간 절개한 후 내시경을 삽입해 골반 내부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자궁내막증의 위치, 심한 정도와 범위를 확인하고 조직을 생검해 진단하는 진단적 복강경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술 부담이 있어 실제로는 초음파검사 및 CT 검사 등의 영상진단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료는 증식한 엉뚱한 곳에 붙어있는 자궁내막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거나, 자궁내막 조직의 증식을 막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자궁내막 조직은 난소에 붙어 난소낭종을 만드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난소낭종의 크기가 3~4㎝ 이상되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것보다 더 커지면 난자 질이 떨어지고 난소 기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에는 약물 치료를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폐경을 유발하는 치료를 했지만 최근에는 황체호르몬(먹는약, 주사)을 매일 투여합니다. 폐경 상태를 안 만들면서도 난소낭종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어도 수술을 고려합니다. 자궁내막증은 1%가 암입니다. 이런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직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이대목동병원 제공

Q. 요실금,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요실금은 치료에 앞서 복압성요실금과 절박성요실금의 감별을 잘 해야 합니다. 같은 요실금이라도 두 질환은 치료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침, 웃음, 줄넘기 등으로 갑작스럽게 복압이 증가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환는 수술이 주요 치료법입니다. 요도 아래쪽에 끈을 걸어 요도를 지지해주는 수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약물 치료는 크게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소변이 마려운 순간 강하고 급작스런 요의 때문에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은 행동요법이나 약물이 주요 치료법입니다. 절박성 요실금에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 배뇨 조절을 돕는 행동요법을 우선적으로 하며, 배뇨근의 과활동성을 감소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Q. 요실금을 예방하는 데, 케겔 운동이 도움이 되나요?

그렇습니다. 케겔 운동은 약해진 골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복압성 요실금 예방은 물론, 증상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케겔운동을 하는 경우, 절반 이상에서 정확한 근육을 수축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어 확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케겔 운동은 소변을 끊는다는 느낌으로 그 상태로 10초 이상 유지하고, 오므렸던 근육을 서서히 펴고 몇 초간 쉽니다. 이어서 1초 간격으로 오므렸다 폈다를 3회 연속 반복한 후 몇 초간 쉽니다. 하루 30회를 진행하는 것이 좋고 오전, 오후, 잠들기 전 각각 10회씩 나누어 실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골반장기탈출증은 어떤 병인가요?

골반장기탈출증은 이른바 ‘밑 빠지는 병’이라고 불리던 병으로, 골반 안에 있는 자궁·방광·직장과 같은 장기가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질 밖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입니다. 원인은 노화, 질식분만 경험, 골반저근이나 인대 등의 결체조직 손상, 유전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50대 이후 30% 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며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사람은 3분의 1 정도 됩니다.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는 튀어나온 장기에 자극이 가해져 아프며, 배뇨·배변 등도 불편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낮습니다. 그렇지만 환자가 딸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할 만큼 수치심이 커서 혼자 고민만 하다가 몇 년씩 지나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제게 온 환자 중에 90세 이상된 할머니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거나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걱정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Q. 골반장기탈출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골반장기탈출증은 정도에 따라 0~4단계로 나눕니다. 처녀막을 기준으로 자궁 등의 장기가 1cm 이상 튀어나오면 진행된 골반장기탈출증이고 점점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이 때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로 천골질고정술이 있습니다. 늘어진 자궁, 질벽에 합성그물망을 덧댄 뒤 척추의 천골 앞에 있는 단단한 종주인대에 연결시키는 수술입니다. 세계적으로 표준 수술법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섬세한 박리가 필요하고 여러 부위를 봉합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라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개복술로 시행했지만 점차 복강경, 그리고 최근에는 로봇으로 많이 수술합니다. 특히 천골질고정술은 좁은 골반 공간에서 세밀한 조직 박리와 튼튼한 봉합이 중요합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보다 수술 시야가 10배나 넓고 안정적인 수술 공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부위에 봉합이 필요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술 시간도 기존 2~3시간에서 1시간 정도 단축돼 고령인 환자가 마취를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이대목동병원 제공

이사라 교수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이다. 비뇨부인과학과 부인과 내시경 수술을 전문으로 하며 골반장기탈출증, 거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을 비롯한 난소 종양 수술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2015년 세계 최초로 배꼽 안에 절개 하나만으로 수술하는 싱글사이트 로봇수술로 골반장기탈출증 치료를 위한 천골질고정술을 성공한 이래 2018년 6월 현재 113례를 돌파했고, 의료기기 개발에도 나서 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 로봇 수술을 국내에서 절반 이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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