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수술 돕는 '가이드' 활용 잇몸 안 째거나 최소… 회복 빨라 뼈 결합 속도 높이는 제품도 나와 경험 많은 의료진, 진단·수술해야
인도네시아에 사는 강모(67)씨는 위암 수술을 받아 체중이 10㎏이나 줄고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약해진 면역력 탓에 잇몸 염증까지 심해지면서 치아까지 흔들렸다. 가뜩이나 위가 약한데 치아마저 안 좋아지니 음식을 못 먹어 기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강씨는 임플란트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몸이 약해진 상태여서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루 만에 수술이 끝나 몸에 큰 무리가 없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을 찾았다. 강씨는 병원 방문 당일 3차원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고, 일주일 뒤 병원을 찾아 흔들리는 아래 치아 6개를 빼고 새 치아를 심었다. 당일부터 흰밥을 먹을 수 있었고, 이후 영양 상태가 빠르게 좋아져 6개월 뒤 정상에 가까운 체력을 회복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제공
◇사용할 수 있는 치아까지 하루에 완성
보통 임플란트 수술 후 새 치아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1년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몸이 약해 충분한 식사가 필요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수술 당일 치아를 뽑고 새 치아를 심는 모든 과정을 끝낸다. 환자의 턱뼈를 3차원 CT로 찍은 후 컴퓨터 작업(CAD-CAM 기술)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치아를 일주일 내로 신속하게 만들고, 미리 가상 수술을 해 임플란트를 어느 위치에 얼마나 깊이 심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이드〈작은 사진〉'를 제작, 활용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잇몸뼈 밀도, 신경과 혈관 위치 등을 참고해 가상 수술을 반복한 후 가장 좋은 결과가 예상되는 수술 방법에 맞춰 제작된다. 가이드를 활용하면 수술 시간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임플란트 8~10개를 심고 치아까지 완성하는 데 두 시간이 안 걸린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치아를 뽑고 새 치아를 심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몸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아 만성질환자나 고령자에게도 무리가 없다. 사진은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이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혈관·신경 손상 최소화, 통증 적어
가이드를 활용한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기존 임플란트 수술보다 안전성도 높다. 사전 가상 수술로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지 않는 곳을 파악, 안전한 위치로만 잇몸을 절개하고 임플란트를 심기 때문이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기존 임플란트 수술은 보통 10㎜ 이상 잇몸을 절개해 직접 잇몸 내부 구조를 확인했지만,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잇몸을 절개하지 않거나 5㎜ 이하로 작게 절개한다"며 "이로 인해 통증이나 출혈, 부기가 적어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수술 중 잇몸을 많이 절개하는 이유는 보통 치조골 이식술(인공뼈를 넣어 부족한 잇몸뼈를 보충하는 것) 때문이다. 그런데 고화질 3차원 CT 영상을 활용하면 잇몸뼈 상태를 자세히 파악 가능해 불필요한 치조골 이식술을 막고, 뼈 이식 범위를 최대한 줄여 환자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한편 에스플란트치과병원에서는 필요한 경우 수면마취나 국소마취를 이용해 환자가 통증을 거의 못 느끼게 한다.
임플란트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다. 잇몸뼈와 빨리 결합하는 인공 치조골과 임플란트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노현기 원장은 "골형성유도인자가 들어있는 치조골 이식재가 개발됐다"며 "골생성 속도가 기존의 2배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뼈에 빠르게 달라붙는 임플란트도 나왔다. 임플란트는 보통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탄화수소가 생기고, 이것이 잇몸뼈와 달라붙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이에 이식 전 임플란트에 자외선을 쪼여 탄화수소를 없애는 제품이 나왔다. 임플란트가 뼈에 달라붙는 속도를 기존의 2배 정도로 높였다.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수술받아야
누구나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잇몸뼈 양이 많이 부족하거나 염증이 심하면 이를 뺀 뒤 몇 개월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이때 무리해서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하면 오히려 치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해 임플란트 성공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진단,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단, 검사 결과 기준을 충족한다면 하루 만에 치아를 빼고 다시 심는 것이 충분히 안전하고 성공률도 높다"며 "빠른 치료 과정에 대한 신뢰를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은 2008년부터 가이드를 이용한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도입해 2000건 이상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총 임플란트 수술 시행 건수는 2만건 이상이다. 임플란트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는 모두 서울대치과병원 치의학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