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먹고 구토·황달 생겼을 때, 의심해야 할 병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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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17 14:14

    변기에서 토하는 남성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었다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 황달 등이 생길 수 있다./사진=헬스조선 DB

    세계적으로 E형 간염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약 2000만명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중 330만명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 유럽에 환자가 많고, 그밖에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식수 오염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연평균 60여명의 E형 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형 간염, 음식물로 감염되는 질병

    A형 간염과 E형 간염은 수인성 감염병, 즉 입을 통해 음식물로 감염되는 질병이다. 반면 B형, C형, D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1978년 인도 카슈미르에서 수인성 급성 간염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처음 밝혀졌다. 1980년대 초반 아프가니스탄 군대 캠프에서도 이러한 급성 간염이 여러 명에게 발생했는데, 이를 연구하던 학자가 감염 환자들의 대변에서 추출한 바이러스를 자신이 섭취한 후 황달을 동반한 급성 간염을 경험하면서 그 존재가 널리 알려지게 됐다.

    E형 간염은 특히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육류를 날로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야생동물의 고기나 피를 날로 먹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야생동물에 감염돼있던 E형 간염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상태로 신체에 들어와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멧돼지 고기나 야생 사슴고기를 날로 먹거나, 야생동물의 쓸개를 생으로 먹어 감염된 국내 사례가 있다. 최근 환자가 크게 늘어난 유럽에서는 햄을 통해 감염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 일부 햄이나 소시지는 열에 의해 조리되지 않고 소금으로만 절여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고기에 남아 있다가 입을 통해 들어오면서 감염을 유발한다. 유성선병원 소화기센터 서의근 과장은 "E형 간염 바이러스는 56도의 온도에서 1시간 동안 가열해도 살아남아 저온 살균의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다"며 "75도 이상의 열로 2분 이상 가열해야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죽는다"고 말했다.

    ◇​증상은 구토, 황달… 대부분 저절로 호전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8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역이나 구토, 식욕저하, 피로 황달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지나가기도 한다. 진단할 땐 혈청 속에 E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있는지 검사하거나 혈액 속 E형 간염 바이러스 RNA를 검출해 E형 간염인지 확인한다. 하지만 아직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검사법은 없다. E형 간염은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엔 복용 중인 면역억제제(장기를 이식한 경우 거부반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의 강도를 낮추고 항바이러스제를 3개월 정도 투여하기도 한다. 서의근 과장은 "임신부는 E형 간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임신부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치사율이 약 20%, 유산율이 약 30%에 달한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는 꼭 100도 이상에서 가열해야

    E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국내 예방 백신은 없다. 그러나 86%대의 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는 백신이 중국에서 개발됐고, 16~65세 및 임신부에게 접종이 승인됐다. 그러나 이 역시 면역억제자, 소아, 노인에서는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일상에선 날고기나 완전히 익지 않은 고기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특히 돼지고기 섭취로 인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흔하므로 돼지고기로 만드는 소시지나 햄도 꼭 100도 이상에 가열 조리해 먹어야 한다. 해외여행 시 고기 섭취에 주의하고 물은 끓인 것만 마시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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