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맑다고 미세먼지 '안심'? 시야만 믿으면 안돼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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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26 18:10

    미세먼지로 대기가 흐려진 도시
    하늘이 맑은 날에도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날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수 있다/사진=조선일보 DB

    '창문 밖이 뿌옇다' '앞에 있는 건물이 잘 안 보인다'…흔히 대기가 뿌옇게 흐려지면 미세먼지 농도가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파란 하늘이 보이는 청명한 날이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일 수 있다.

    최근 미세먼지 수치가 심한 이유는 국외 미세먼지 유입과, 한반도 주변 기압 배치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편서풍(서에서 동으로 부는 띠 모양 바람) 지대에 속한다. 미세먼지가 생겨도 자연스럽게 동쪽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3~4월에는 한반도 주변에 발달된 고기압이 자리한다. 현재는 서해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있다. 남서풍을 타고 중국의 미세먼지가 적극 유입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시야가 청명하지 않더라도 미세먼지 농도를 주의해야 한다.

    대기가 뿌옇게 흐리지 않아도 미세먼지가 많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세먼지 입자가 비교적 크거나, 습도가 낮으면 시야가 깨끗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먼지가 빛을 받아 산란·흡수되기 때문"이라며 "농도와 관계 없이 입자가 작고 습도가 높을수록 뿌옇게 보이므로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서는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시야가 흐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농도가 높아도 먼지 입자가 크거나 건조하면 빛 반사가 덜 돼 시야가 깨끗하고 날씨가 화창하게 느껴진다. 즉 시야만 믿어서는 미세먼지 농도를 다 알 수 없다.

    미세먼지는 뇌에 직접 침투해 치매 발생률을 높인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고령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92%까지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아이에게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질산염·황산염 등 각종 화학물질이 몸 속에서 환경호르몬처럼 작용해 성조숙증이나 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임산부의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태아 성장을 막는다는 이화여대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 농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시야가 흐린지 아닌지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환경부가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에어코리아' 사이트의 미세먼지 농도와 함께 기상청 날씨정보에서 시정거리(가시거리)를 함께 확인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짧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KF80' 등급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평균 0.6㎛ 정도로 작아, 일반 마스크 사이를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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