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 어떻게 섭취할까?

입력 2018.03.21 08:30

건강기능식품, 바로 알고 바로 먹자

예쁜 단풍으로 사랑받고, 떨어진 열매의 꼬리꼬리한 냄새로 미움도 받는 은행나무의 잎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귀한 재료이다.

기억력과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건강기능식품보다는 의약품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2016년 통계에 의하면 은행잎 추출물로 만든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은 5만개나 돼 국내 유통 의약품 중 매출 기준 83위를 차지했다. 은행잎 추출물은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가장 많이 권하는 혈액순환제 중 하나다. 혈행 개선이 중요한 중장년, 고령 만성질환자의 처방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건강기능식품으로서 은행잎 추출물은 ‘기억력 개선’과 ‘혈행 개선’ 두 가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매출의 0.3% 정도다. 의약품 시장이 우세해서인지, 유명세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은행잎 추출물의 혈행개선 기능은 혈소판의 기능 억제에 의한 것, 기억력 개선은 플라보놀과 같은 항산화물질의 항산화작용과 뇌 혈류 개선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작용기전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은행

은행잎 추출물은 은행잎 분말과 다르다

기호식품을 찾는 게 아닌 이상, 은행잎 추출물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추출물은 말린 은행잎이나 은행잎 분말보다 농도가 50배 높고, 추출 과정에서 독성물질과 중금속이 제거된다.은행잎 추출물로서 하루 120mg 정도가 건강기능식품으로서 기능을 발휘하기에 적당한 용량이다. 120mg은 은행잎 추출물 속 가장 중요한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놀의 기준치를 은행잎 추출물 양으로 환산한 값이다. 의약품의 경우 질환과 증상에 따라 하루 120~240mg 정도 복용한다.

건강기능식품의 품질을 검사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는 미국의 건강식품 정보회사에서 2005년에 시판되는 은행잎 추출물 건강식품의 함량과 순도를 검사했는데, 실망스럽게도 과반수의 제품이 불합격이었다.

어떤 경우 은행잎은 거의 안 쓰고, 대신 저렴한 메밀을 원료로 한 유효성분(플라보놀 배당체)을 혼입하여 제조한 사례도 있었다. 함량 검사에서 플라보놀 배당체의 총량이 같아 보이게 해서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검사에 불합격한 제품은 가장 비싼 편에 속한 제품이었다.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건강식품은 해외 구매에 제한이 없는 만큼, 은행잎 추출물 제품 구매 시에는 더욱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라벨을 잘 읽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정직한 제품을 고르기 위해 소비자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라벨 잘 읽기’이다. 식약처의 허가 절차와 표시 기재를 따른 건강기능식품이 품질관리 측면에서 일반 건강식품, 가공식품보다는 유리하므로 ‘건강기능식품’ 마크나 표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함량 표시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은행잎 추출물 함량이 중요한데, 은행잎 건조물의 함량을 유난히 큰 활자로 표시한 제품이 있다.

라벨에 ‘징코(은행잎의 영어명) 6000mg’이라고 써 있는데, 자세히 보니 은행잎 추출물의 함량이 아닌 은행잎 건조물의 함량이었다. 이 제품도 은행잎 추출물로서는 120mg인 통상적인 용량의 제품인데도 판매업체에서는 마치 고함량 제품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었다.

임상연구에 사용된 은행잎 추출물은 ‘징코빌로바(Ginkgo biloba) EGb761’ 이라는 독일 특정 제약사에서 만든 원료이므로, 이 원료를 사용하여 라벨에 표시한 제품은 좀 더 믿을 만하다. 의약품에서도 이 원료로 만든 제품이 오리지널약이다. 제품 결정이 어려우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건강기능식품 뿐 아니라 처방의약품, 일반의약품까지 범위를 넓혀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스피란과 함께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을 묽게 하므로 아스피린·와파린 같이 혈소판을 억제하는 약물과 함께 사용하면 출혈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매일 병원 처방약을 복용하는 많은 환자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처방전에 이미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약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건강기능식품 구매 이전에 복용 중인 약에 은행잎 성분이 들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오메가3, 비타민E 등 혈액순환에 좋다고 알려진 다른 건강식품을 같이 섭취하거나, 아예 ‘은행잎 추출물+오메가3+비타민E’ 같은 조합의 복합제를 구매하기도 하는데, 같이 섭취하면 혈행개선이 더 잘 될 수 있지만 혈액이 과도하게 묽어질 수 있음에 주의한다.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면 2주전부터 섭취하지 말아야 출혈을 막을 수 있다.

조리 안 된 은행 열매 먹으면 안 돼

부작용으로 드물게 어지럼증, 두통, 심계항진, 설사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당뇨병, 간질을 앓고 있거나 임신·수유 중이면 주의해야 한다. 은행 열매는 은행잎과 다르다. 은행 열매의 껍질을 벗겨내면 나오는 은행 종자(씨)는 호흡기에 좋다고 하여 기침이나 천식에 민간요법으로 쓰이고, 음식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은행 열매에는 징코톡신(ginkgotoxin)이라는 신경독성물질이 있어 함부로 섭취하면 호흡곤란과 발작이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다. 특히 조리되지 않은 날것은 먹으면 안 되고, 익히더라도 하루에 10개 이상 먹지 말아야 한다.


정경인

정경인 약학정보원 정보학술정보본부장.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의약정보회사 ㈜킴스 학술팀장을 거쳤으며, 대한약사회 학술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약사교육연구회 학술부회장, 한국메디컬라이터협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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