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홍삼' 만들었던 천호식품, '물빼기' 성공할까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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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13 18:32

    11일 '천호엔케어'로 사명 변경

    과거 물엿과 색소를 섞은 원료를 100% 홍삼 농축액으로 판매하고, 식약처 자가품질검사 문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논란이 됐던 천호식품이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천호식품은 사명을 '천호엔케어'라고 이름을 바꾸고,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사명 변경은 창업주이자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카피로 광고에 직접 등장한 김영식 전 회장의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겠다는 것과도 연결된다. 김 전 회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한 촛불집회에 관련한 글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이후 물엿·색소를 홍삼 농축액으로 표기·판매한 사건이 연이어 터져 불매운동에 불이 붙었고, 매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2015년 천호식품의 영업이익은 69억원에서 2016년 20억원으로 70% 이상 감소했다. 김 전회장은 2017년 1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아들 김지안 전 대표이사 역시 이후 사임해 경영에서 일가가 손을 뗀 것이다. 이후 회사는 사모펀드에서 임명한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표는 지난 7월 영입된 이승우 전 아워홈 대표이사다.

    사명을 바꾸면서 천호엔케어가 발표한 비전은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등 2030 세대 타깃 확대를 위한 신제품 출시 ▲마트, 편의점 등 유통 채널 확보를 통한 구매 접근성 올리기  등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매출의 약 2배인 700억이다. 그러나 이미지 탈피를 통한 매출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된다.

    유통 채널 다양화로 구매 접근성이 좋아진다고 해도, 기존 '천호식품' 이미지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천호엔케어를 얼마나 신뢰하고 구매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과거 천호식품의 건기식을 구매한 적이 있는 주부 김모씨(37, 서울 성동구)는 "당시 가족에게 먹일 홍삼을 샀었는데, 물엿과 색소만으로 만들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난 뒤 놀랐다"며 "워낙 배신감이 컸기 때문에, 바뀌었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건강기능식품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산업"이라며 "사명을 한번 바꿨다 해도, 추락한 이미지가 단시간 내에 회복되긴 어려운데다 기존의 이미지가 답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천호식품의 주된 타깃은 중장년층이었다. 산수유, 녹용, 당귀 등의 원료를 앞세워 기력이 떨어진 사람을 대상으로 주로 광고했다. 공장 생산라인이나 재료 수급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 타깃을 바꿔 2030을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예상된다. 이에 대해 천호엔케어 관계자는 "중장년층 대상 제품을 만들지 않는 게 아니기 때문에, 타깃 변경이 아닌 확대로 생각하면 된다"며 "본사 인력도 2017년 이후 대부분 바뀐 상태라, 새로운 제품 개발과 타깃 설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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