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졸중, 24시간 이내라면 일부는 치료 가능

  •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8.03.12 16:08

    급성 허혈성 뇌졸중 가이드라인 개정

    뇌혈관 조영검사 모습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일부 환자만 가능하단 점에서 확대 해석은 금물이다. 여전히 가장 좋은 뇌졸중 치료는 빨리 병원으로 오는 것이다. 사진=헬스조선DB

    올해 1월 미국심장협회와 미국뇌졸중협회에서 개최한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18)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AIS) 환자의 혈전제거술 가능 시간을 기존 6시간 이내에서 24시간 이내로 늘리는 내용으로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그동안 급성 허혈성 뇌졸중 발병 후 6시간이 지나면 재관류 치료(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시도해도 예후가 좋지 않아 수술 필요성이 낮다는 것이 기존 지침이었다. 그러나 불과 3~4년 사이 영상의학 기술과 수술기법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발병 후 24시간 이내라도 일부 환자에 한해 치료가 가능해졌다. 인하대병원 신경과 나정호 교수(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에서 재관류 치료 가능 시간이 연장됐다는 점에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결과”라며 “다만 정밀한 뇌영상 분석에 따른 특수한 경우의 환자에 한해 재관류 시술 시도가 가능하단 점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혈관폐색 환자에 한해 수술 시도 가능

    이번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허혈성 뇌졸중 발생(6~24시간 이내) 후 재관류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전체 뇌혈류의 80%를 담당하는 앞순환계(anterior circulation) 내 대혈관폐색(large vessel occlusion, LVO)이 있는 환자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김용재 교수는 “큰 뇌혈관도 일부만 막혀있고, 미세한 뇌혈관들은 막히지 않아 전체적 뇌 손상이 적었을 때 혈전제거술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드물다. 큰 혈관보다는 작은 혈관이 더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김용재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이드라인이 의미있는 것은 일부 환자지만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과거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가 6시간에서 24시간 이내 병원에 방문했어도 치료 예후가 좋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은 DAWN 연구와 DEFUSE-3연구가 주요 근거로 쓰였다. 각각 연구에선 대뇌혈관 일부가 막혀 급성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는 혈전제거술을, 그리고 다른 일부 환자는 혈전용해제 등 표준치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90일 이후 혈전제거술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표준치료를 적용한 환자보다 기능적 장애가 덜했다.

    ◇의학 발전이 결정적 작용

    급성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다. 혈관을 빨리 뚫어야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동안 대혈관폐색에 의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스텐트를 설치해 혈전을 혈관벽에 눌러 붙여 치료했다. 그러나 치료를 하던 안하던 치료성적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영상의학과 수술기법 발전으로 상황이 바꼈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는 “CT나 MRI 판독이 더 정밀해지고, 스텐트망을 이용해 혈전을 제거하는 등 의학기술 발전으로 급성 뇌졸중 치료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세밀한 영상판독이 가능해지면서, 상당 시간이 지난 뒤 병원을 방문한 뇌졸중 환자라도 뇌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가려낼 수 있게 됐다. 김치경 교수는 “대혈관폐색에 의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뇌 손상이 적어 수술 가능한 환자를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게 된 것이, 급성 뇌졸중 치료 발전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더 작아지고 튼튼해진 스텐트망이 개발되면서 2mm 크기의 혈관 내 혈전을 빼낼 수 있게 된 것도 급성 뇌졸중 치료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확대 해석 금물, 그래도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 범위가 확대됐다고, 확대해석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이 적어 실질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급성 뇌졸중 치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정호 교수는 “급성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빠를수록 좋으며 아직도 3시간 이내로 병원에 와야한다”고 말했다. 만약 뇌졸중 환자가 발생했다면 지체말고 119를 불러 인근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 뇌졸중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신체나 신경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 Copyright HEALTH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