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설사 수개월 지속…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봐야

  • 박종하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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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06 06:15

    [메디컬 포커스]

    /박종하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복통과 설사는 대표적인 장염 증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특별한 이유 없이 수개월간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혹시 염증성 장질환이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보통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을 말하는데, 면역체계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해 소화 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크론병은 입, 위, 소장, 대장,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생기고,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국한해 염증이 생긴다는 차이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서구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혈변, 체중 저하 등이다. 초기에는 단순 장염 증상과 별반 차이가 없어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병원을 찾는다고 해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오래 걸린다. 실제 지난해 대한장연구학회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 5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6.9%에 이르는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 6개월 이상이 걸렸고, 1년 이상이 걸렸다는 환자의 비중도 30.4%에 달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해 소화 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인 단순 장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염증성 장질환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계속돼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소화 불량, 흡수 장애로 영양 결핍이 되거나 장 폐쇄, 협착, 천공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또 진단이 늦어져 염증이 오래 조절되지 않아 병변이 심해질 경우 대장암이 생길 수 있으며, 드물지만 허술한 장막으로 균주가 침투해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는 어렵고 염증을 가라 앉히거나, 복통·설사 등의 증상을 최대한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한다. 환자의 상태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항TNF제제) 등으로 치료하는데, 이 중 생물학적제제는 장내 염증과 관련된 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점막 치유를 돕고 염증을 줄이는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모든 질환이 다 그렇겠지만 염증성 장질환 역시 발견이 늦을수록 치료하기 어렵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 식생활 습관 개선 등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이유 없이 복통·설사·혈변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점점 악화된다면 꼭 전문적인 의료진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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