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자녀의 가슴멍울, 무조건 성조숙증 의심해야할까?

입력 2018.02.27 08:00

여자 아이 뒷모습
영유아 자녀에게 가슴 멍울이 만져진다면, 조기유방발육증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헬스조선DB

한두 살 된 영유아에게 가슴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가 있다. 부모들은 마사지를 하면서 가슴에 멍울이 풀어지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성조숙증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등 걱정이 앞선다. 이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 교수의 도움말로 영유아에게 나타나는 가슴 멍울 원인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를 알아본다.

◇조기유방발육증, 1~2세에 가장 많이 발생
영유아에서 가슴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는 '조기유방발육증'이라고 일컫는데,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경우에 따라 난소낭종이나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성조숙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들은 만 10세 경이 되면 가슴 멍울이 생기고, 키 성장과 체지방의 증가가 일어나는 2차 성징이 시작된다. 만 8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발생하고 높은 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판이 빨리 닫혀버리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조기유방발육증은 한쪽 또는 양쪽에 가슴멍울이 발생하면서, 급격한 키 성장, 음모 및 여드름 발생과 같은 다른 2차 성징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만 1세에서 2세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 3세 이전에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갓 출생한 신생아에서도 조기유방발육증이 발생한다.

또한 신생아의 경우에는 탯줄을 통해 노출된 산모의 여성호르몬과 유즙분비호르몬의 영향으로 가슴 멍울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생아들은 'minipuberty(작은 사춘기)'라고 해서 마치 사춘기 시기처럼 뇌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작은 사춘기 상태가 유지되는 생후 1세 경까지는 조기유방발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생아에서는 가슴 멍울을 눌렀을 때 유즙이 흘러나오거나 여자아이의 경우 질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는데, 산모로부터 받은 여성호르몬과 유즙분비호르몬 농도가 점차 감소하면서 대개 생후 한 달 가량 되면 이러한 현상이 소실된다. 산모의 성호르몬으로 인한 것이나 작은 사춘기에 의한 경우,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가슴 멍울이 없어지고, 다른 2차 성징의 증상은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여성호르몬 식품에 노출돼 가슴멍울 생기기도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품이나 식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가슴멍울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약용크림이나 경구 피임약,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콩을 주성분으로 하는 식품,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라벤더 오일이나 티트리 오일이 함유된 로션이나 샴푸 등이 있다. 이때에는 원인이 되는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드물지만 종양으로 인해 가슴 멍울 커질 수 있어
난소에서 발생한 여성호르몬-분비 낭종이나 부신에서 발생한 종양이 고농도의 여성호르몬을 분비하여 아이의 가슴 멍울이 커지고,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심하면 음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과 소변에서 성호르몬 농도를 검사하고, 복부 초음파검사나 MRI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만 3세 이후까지도 조기유방발육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요하는 성조숙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뼈 나이를 보기 위한 성장판 검사, 여러 번의 채혈을 요하는 성호르몬 자극 검사와 뇌 MRI 촬영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김신혜 교수는 “영유아의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고 해서 유두를 마사지하거나 유즙을 짜는 등의 자극은 오히려 뇌에서 유즙분비호르몬의 분비를 증가하여 더욱 유즙 분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연약한 아이의 피부를 통해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자칫 치명적인 전신적 감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위험하므로 자극을 주지 않고 가슴 멍울의 크기 변화나 2차 성징이 동반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유방발육증과 치료를 요하는 성조숙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슴 멍울의 크기 증가와 함께 동반되는 2차성징의 여부다. 만약 3~6개월 간격으로 관찰하였을 때 가슴 멍울이 점차 커지거나, 여드름이나 질 분비물의 증가, 음모나 액모의 발생, 외음부의 크기 증가와 착색 등의 2차 성징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성조숙증이나 난소 낭종이나 부신 종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들을 몇 개월 간격으로 사진 등을 통해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변화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다.  김신혜 교수는 “영유아 검진에서 키와 체중의 백분위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즉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른 경우나 가슴 멍울이 점점 커지는 등 2차 성징의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을 통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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