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제 주사, 정말 藥일까?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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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말 조비룡(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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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12 08:00

    MEDICAL 치료법 점검

    항산화제 주사가 인기를 끄는듯하더니 요즘엔 웬만한 동네 병원에서도 항산화제 주사를 놔준다. 항산화제 주사제는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수액에 비타민C·비타민B1·셀레늄·리포아산·아연 등의 항산화 물질 여러 가지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병원마다 주사하는 항산화제 성분이 다를 수 있고, 주사를 원하는 사람의 증상에 따라 항산화 물질을 조합할 수도 있다. 항산화제 주사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는지 알아봤다.

    항산화제 주사

    “활성산소 없애 숙취·피로 개선 효과”
    항산화제 주사는 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클리닉’ 등에서 시술하며, 비용은 1회당 2만원에서 비싸게는 20만원을 받기도 한다. 항산화 물질을 주사로 투여하면 음식이나 영양제로 섭취할 때보다 훨씬 많이 흡수된다. 비타민C를 식품이나 영양제로 섭취하면 하루 1000mg 내외지만, 주사로는 한 번에 1만mg이 몸 안에 들어간다.
    항산화제 주사가 피로해소, 노화 방지 등의 효과를 내는 원리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몸 속 활성산소를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팀이 피로감 때문에 병원을 찾은 성인 19명에게 고용량 비타민C를 혈관주사로 넣었더니, 피로도 점수가 5.2점에서 3.3점으로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외에도 항산화 물질이 피부 트러블·숙취·갱년기 증상 등을 개선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다수 있다.

    활성산소 적은 사람은 효과 못 봐
    그러나 이 주사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항산화제 주사는 활성산소를 없애서 효능을 내므로, 몸속에 활성산소가 별로 없거나 항산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병원에서는 항산화제 주사를 놓기 전에 피검사로 활성산소의 수치를 잰다. 활성산소 수치가 낮은 사람이 항산화제 주사를 맞으면 오히려 신체의 항균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산화제 주사는 대학병원에서는 치료 수단으로 쓰지 않고 있다. 세포나 동물 대상의 실험 연구에서 항산화 물질이 활성산소를 줄이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는 없다. 반대로, 미국에서 50세 이상 남성 1만5000여 명에게 항산화제인 비타민C를 1일 500mg(1일 권장량 70~100mg)과 비타민E를 이틀간 1회씩 400IU(1일 권장량 22.4IU)를 8년간 먹도록 했는데, 동물 실험 결과처럼 혈관에 기름이 덜 끼고 변성을 막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심혈관질환·암 같은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주사를 놓는 게 안 좋다는 주장도 있다. 캐나다 라벨대학 이사벨 배라티 교수팀이 두경부암을 앓는 사람에게 3년간 하루 400IU의 고용량 비타민E를 복용하게 했더니, 암 치료 중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나중에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항산화제를 썼을 때 두경부암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난 사람들을 분석했더니 주로 흡연자였다. 심혈관질환·암 환자에게는 항산화제 성분이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에 사용을 권할 순 없다고 말한다.

    활성산소 있으면서 지병 없는 사람은?
    혈액 검사를 통해 활성산소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활성산소가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증상에 맞는 적절한 수액을 맞으면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숙취 심하면 기초수액
    과음 후 숙취가 심하거나 피로할 때 기초수액을 맞으면 숙취 증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과음하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소비돼 탈수 상태가 된다. 이는 음주 후 갈증을 느끼는 이유인데, 수액주사를 맞으면 부족했던 체내 수분이 보충돼 알코올 분해가 잘 된다.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고 신진대사가 좋아져 숙취와 피로 해소에 도움 된다. 100mL 용량이 30분 정도면 다 투여되므로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만성 피로엔 마늘주사
    마늘주사는 주사를 맞는 동안 마늘 냄새가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지만 비타민주사의 한 종류다. 비타민B1을 마늘의 알리신 성분과 결합해 만든 것이다. 근육과 신경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신진대사를 높여 피로 해소를 돕는다. 만성피로와 숙취에 시달리는 남성에게 인기 있다. 비타민주사는 비타민B나 비타민C, 미네랄을 섞어 만든다. 비타민C는 항산화제로 피로 해소와 노화방지, 피부의 색소 침착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B는 에너지 생성, 신경세포 손상회복 등에 꼭 필요하다. 부족하면 빈혈, 신경장애, 피로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결핍 시 보충해야 한다. 다만 비타민 과잉 시 설사나 복통, 요로결석 등의 독성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 저하 시엔 알부민주사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고, 혈액, 근육, 피부, 간 속에 있는 독성물질을 흡착해 간으로 날라 해독하는 단백질이다. 혈압 정상화, 간 기능 유지를 비롯한 면역력 유지에 반드시 필요해 몸속에 3.3~5.2 g/dL의 정상치를 유지해야 한다. 간 질환자가 알부민이 부족하면 부종, 복수, 저혈압 등이 생길 수 있어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알부민 수치가 정상인 사람은 주사를 맞아도 모두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소용없다. 다른 항산화제 주사보다 두 세 배 비싸므로 혈액검사를 받고 필요에 따라 처방받는 게 좋다.

    염증 개선 위한다면 감초주사
    감초주사는 감초추출물인 글리시리진,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테인과 글라이신 성분으로 된 영양주사다. 글리시리진 성분은 스테로이드와 구조가 비슷해 항염 효과와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고, 시스테인과 글라이신 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있다. 피로 해소와 간 기능 개선, 항염증 작용이 뛰어나다. 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투여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칼륨혈증에 의한 전신마비나 부정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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