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의 진화… 뇌종양 악성도 판별하고, 미래 변화 예측한다

입력 2017.12.04 09:04

美 시카고 북미영상의학회서
APT 영상 기법 발표돼 주목
종양 속 단백질 함량 측정해 예측
복부·전립선·유방에도 적용 예정

뇌종양은 생존율이 낮고, 뇌는 신체 모든 기능을 주관하는 장기(臟器)라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조기 진단만이 최선이다. 또한 뇌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수술을 하지 못하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치료 효과와 재발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뇌종양은 주로 MRI로 진단을 하는데, 영상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뇌종양 진단이 진화하고 있다. 11월 26일~12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는 새로운 생체 표지자를 이용해 뇌종양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새로운 MRI 촬영 기법(APT 영상 기법)이 소개돼 주목을 받았다.

조영증강이나 종양혈류영상에서는 종양(동그라미 부분)이 의심되는데, ATP 영상을 보면 주변보다 신호가 높지 않아(빨강색으로 표시 안 됨) 악성도가 낮다고 진단됐다.
조영증강이나 종양혈류영상에서는 종양(동그라미 부분)이 의심되는데, ATP 영상을 보면 주변보다 신호가 높지 않아(빨강색으로 표시 안 됨) 악성도가 낮다고 진단됐다./서울이산병원 제공
◇뇌종양 판별에 MRI 검사 유용

MRI 검사는 뇌종양 크기와 위치는 물론, 악성도를 평가하고 항암·방사선 치료 시 얼마나 치료 효과가 좋은 지 판별하는 데 중요한 검사이다. 일반적인 MRI(조영증강 T1강조 영상)는 정맥을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면 뇌종양이 있는 부위만 조영제가 혈관 밖으로 나가 조직에 쌓이면서 영상에서 밝게 나타난다. 이를 조영 증강 현상이라고 한다.

원래 정상적인 뇌에는 혈액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이 존재해 혈관에서 조직으로 조영제가 통과를 하지 못해 MRI 상에서 검게 표현되지만, 종양이 있으면 혈액뇌장벽이 깨지면서 밝게 보인다. 얼마나 밝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종양의 악성도를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뇌종양으로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를 해도 혈액뇌장벽이 깨져 MRI 상으로 밝게 구현된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김호성 교수는 "일반적인 MRI로는 종양이 재발했는지, 아니면 방사선·항암 치료 효과로 밝게 표현되는 것인지 감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MRI 상에서 종양이 갖고 있는 생체 표지자(ATP 단백질) 함량을 측정해, 종양의 동적인 변화와 악성도를 측정하는 진단 기법(ATP 영상)이 개발됐다. 필립스는 지난달 26일에 열린 북미영상의학회에서 ATP 영상 기법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RI 상에서 종양이 갖고 있는 생체 표지자(ATP 단백질) 함량을 측정해, 종양의 동적인 변화와 악성도를 측정하는 진단 기법(ATP 영상)이 개발됐다. 필립스는 지난달 26일에 열린 북미영상의학회에서 ATP 영상 기법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종양 혈류와 암세포 밀도 보는 특수 영상기법

10~20년 전부터 MRI의 특수 영상기법이 발전하면서 뇌종양의 기존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종양의 혈류 증가 정도를 반영하는 '종양 혈류(Perfusion) 영상'이다. 뇌종양이 있는 부위는 다른 부위에 비해 혈류가 늘어난다. 정상 세포에 비해 급격하게 자라는 종양의 특성상 혈액 속 포도당과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MRI 상에서 혈류 증가 정도를 확인해 종양의 악성도나 재발을 평가한다. 또한 뇌종양의 경우 세포의 밀도가 높은데, 뇌종양의 세포 밀도를 반영해 보여주는 것이 '확산강조(diffusion) 영상'이다. 김호성 교수는 "세포 밀도가 높을수록 악성도가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MRI로 종양이 어떻게 자랄지 예측 가능

종양혈류 영상이나 확산강조 영상 등의 특수 영상 기법은 모두 한 시점에서 암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암이 어떻게 진행할 지 동적인 변화는 알 수 없다. 김호성 교수는 "예를 들어 현 시점에서 종양 세포의 밀도가 높아도 종양 악성도가 낮아 천천히 자랄 수 있으며, 세포의 밀도가 낮아도 종양 악성도가 높아 빨리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종양의 동적인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영상 기법이 개발됐다. 바로 'APT 영상' 기법이다. APT는 세포질 안에 든 펩타이드(단백질의 일종)로, 왕성하게 자라는 종양에는 펩타이드가 많다. 김호성 교수는 "APT 영상 기법은 APT 함량을 측정한다"며 "APT가 많으면 노랑·빨강색으로 표시 돼 미래의 종양의 악성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APT 영상은 산성도(PH)도 측정이 가능해 추후 종양의 재발이나 전이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종양이 빨리 자라면 종양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는 허혈성 변화(하이폭시 컨디션)가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는 PH가 낮아진다.

김호성 교수는 "기존에는 현재 종양의 상태만 파악을 했는데, APT 영상은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종양의 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의 시급 여부를 알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추적 검사 간격을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APT 영상 기법은 지금까지 임상 연구용으로만 사용돼 왔으나, 필립스가 지난 11월에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처음으로 상용화 버전을 발표해 앞으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뇌에 특수 영상 기법을 제일 먼저 적용하는 이유는 뇌가 MRI 촬영에 가장 이상적인 장기이기 때문이다. 뇌는 움직이지 않고, 공기·지방이 다른 장기에 비해 덜있어 MRI 이미지를 선명하게 구현해낸다. APT 영상 기법은 뇌를 시작으로 3~5년 후에 복부·전립선·유방 쪽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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