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수면의 힘, 잘 자야 건강하게 산다 ①

  •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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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셔터스톡, 헬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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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말 대한수면학회, 대한수면연구학회, 김성완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참고도서 《수면혁명》 《나를 위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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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2.04 08:00

    Special 연중기획 50+ 건강 리모델링 열두 번째

    2017년 연중기획 ‘50+ 건강 리모델링(remodeling)’을 마치며
    <헬스조선>은 2017년 연중기획으로 ‘50+ 건강 리모델링’을 매호 연재했습니다. 이번 12월호 ‘수면의 힘’을 끝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합니다. 50대 전후의 중·장년층은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는 시기로, 행복한 제2의 삶을 누리기 위해 자신의 건강부터 리모델링(재수선)해야 합니다. 오래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듯 우리 건강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재설계·재수선해야 ‘건강 100세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헬스조선>이 동(同) 시리즈를 진행해온 취지입니다. 전문가들은 50세 전후에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노년의 건강이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독자님의 연령이 40대이든 70대이든 늦지 않았습니다.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당장 자신의 건강을 리모델링하기 바랍니다.

    수면중인 남성

    잠은 보약이다. 숙면은 신체건강을 위해 필수요소다. 천하장사도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길 수 없다 하지 않는가? 충분한 잠은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고 감정을 조절해 다음 날 신체활동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충분한 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중년에는 잠을 자지 못해서, 또 잠을 극도로 줄여서 문제가 되는 일이 많다. 더욱이 중년은 나이가 들면서 수면장애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다. 잠도 못 자고 수면장애도 증가하는 중년 시기에 수면 건강 점검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삶의 첫 걸음이 될 중년 수면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1970년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세계 최초로 수면장애센터가 설립됐다. 현재 수면장애와 진단 치료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윌리엄 C. 디멘트 박사가 설립자다. 하지만 당시 의학계는 수면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다. 수면 연구도 불필요한 연구로 여겼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수면클리닉은 30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수면에 대한 관심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수면장애가 갖가지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고도화된 현대사회에서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5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은 6.8시간이다. 성인 권장 수면시간(7~8시간)보다 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고, 잠은 적게 자는 나라로 꼽힌다. 이에 하루 종일 졸리거나 머리가 멍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 진료인원은 2012년 35만8838명에서 2016년 49만491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4년간 37.9%가 늘었다. 더욱이 수면장애는 중년시기에 더 많다. 2016년 기준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19.9%로 가장 많다. 특히 40대 이상이 74.4%를 차지해 나이가 들수록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장애 중에선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이 약 70%를 차지한다. 대한수면학회 김성완 회장(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나이가 들면서 자율신경계 및 호르몬 변화가 진행되면서 수면 일주기 리듬에 변화가 생겨 수면장애가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 건강이 망가진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도 증가시킨다. 그래서 단순히 잠을 잘 못 자고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중년은 신체 노화가 시작되면서 여러 질환이 증가한다. 이 시기에 수면을 뒷전으로 미루면 건강을 돌보지 않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전문가들은 각종 보양식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적정한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은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부족한 잠을 먼저 채우는 일이 중년 건강의 첫걸음인 셈이다.

    뛰어가는 사람들

    Part 1 잠을 잘 수 없는 사회

    수면 위기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중년의 수면 부족은 상당 부분이 ‘일’ 때문이다. 중년의 삶에서 일은 항상 최우선시 해야 하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었다. 언제나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일을 하는 모습은 중년의 대표 모습 중 하나다. 사회활동을 하는 중년이라면 일을 위해 ‘좀 더 자는 것’을 뒤로 미룰 것이다. 또 현대 사회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잔다는 근대적 시간 체제가 해체됐다. 도시의 밤은 불빛과 함께 24시간 깨어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24시간 언제나 문을 닫지 않는 편의점과 카페, 음식점 등이 등장했고, 이제는 친숙하게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다. 문제는 24시간 깨어 있는 사회를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중년의 경우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식이나 술자리 등에 의해 24시간 사회 속에 내던져진다. 중년은 자고 싶지만 잘 수 없다. 사회가 그리고 일터가 중년을 재우지 않는다.

    중년에게 가족들과의 저녁식사나 주말여행은 먼 이야기다.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매일 야근을 한다. 잠은 사치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일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해왔다. 잠을 자면서 그리고 놀면서 일을 하는 것은 죄처럼 여겼다. ‘잘 것 다 자고 놀 것 다 놀면 언제 일하냐’는 채찍 같은 말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았다. 결국 중년에게 잠은 최대한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여야 하는 일이 됐고, 없어도 되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일에 열중한 나머지 수면을 소홀히 하면 업무 능률이 떨어지고 성과가 오르지 않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수면을 외면하고 업무 질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매우 힘들다. 젊은 시절에는 체력이 버텨줬지만 나이가 들면 부족한 수면을 신체가 견뎌주지 못한다.

    일례로 상당수의 워커홀릭 중에는 하루 4시간만 자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난 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착각이며, 4시간으로 자는 훈련이 돼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신체는 피로함을 호소하는데 훈련되고 계산된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예외는 없다. 성인 기준 일일 7~8시간을 자야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17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의식 정도가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인 상태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Part 2 잠이 부족해서 생기는 건강 문제

    수면은 총 4단계로 나뉘는데, 단계가 증가할수록 깊은 수면으로 본다. 보통 취침 후 3시간이 깊은 잠을 자게 된다. 그러나 잠이 부족한 대다수는 수면장애로 인해 깊은 잠에 도달하지 못한다. 자꾸만 얕은 잠인 1~2단계에서 뇌가 계속 깬다. 눈은 감고 있지만 뇌는 각성상태가 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수면 중 뇌를 각성시킨다. 심할 경우 1시간 내 70~80회 각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교감신경은 신체가 수면하고 있어도 깨어 있다고 생각한다.

    수면상태가 되면 체온도 떨어지고 교감신경도 활성도가 낮아져야 한다. 그러나 뇌가 각성한다면 낮에 활동하는 것처럼 교감신경이 활성화 상태가 된다. 즉, 눈을 감고 있지만 수면을 방해받게 되는 것이다. 교감신경 활성화는 즉시 심장에 영향을 미친다. 잘 때는 모든 신체리듬이 서서히 움직여야 하지만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있으니 낮처럼 심장이 움직이고 혈액을 내뿜는다. 그래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인지기능 장애나 발기부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

    1  고혈압
    수면 중 수면무호흡증 등에 의해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심장이 더 일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다. 여기에 교감신경이 언제나 민감해져 있는 것도 혈압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다. 몬트리올대학과 라발대학 연구팀이 <수면학저널>을 통해 불면증 환자와 일반인을 비교한 결과 불면증을 앓으면 수면 중 고혈압이 발생해 심장장애가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 중 혈압 상승은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여 심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학병원 연구에서도 하루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약 1.5배 높았다.

    2  비만
    수면 부족은 비만의 원인이 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호르몬의 일종인 ‘그렐린’이란 호르몬이 증가한다. 이 호르몬은 공복감을 높여 음식을 계속 먹고 싶게 만든다. 이와 함께 잠을 자지 않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레프틴’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면 비만이 되기 쉽다. 밤 늦게 잠을 자지 않으면 계속 음식이 먹고 싶고, 야식을 찾게 되는 것도 해당 호르몬의 영향으로 풀이될 수 있다.

    3  치매
    수면장애의 대표 질환인 수면무호흡증은 베타아밀로이드 수치를 높여 경도인지장애를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는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감소한다. 하지만 호흡장애로 인해 수면이 방해받으면 베타아밀로이드가 계속 쌓이게 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싱가포르의 의학대학원 연구팀이 성인 66명을 대상으로 2년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를 촬영한 결과 수면이 부족할수록 빠른 속도로 뇌실확장이 일어났다. 뇌실확장은 인지기능을 떨어뜨려 치매 같은 질병을 발생시킨다.

    4  우울증
    우울증과 수면장애는 무엇이 먼저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의 대다수는 수면장애를 앓는 만큼 우울증과 수면장애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피츠버그대학에서 수면장애와 우울증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전체 우울증 환아의 72.7%가 수면장애를 보였다. 이 중 53.5%는 불면증, 9%는 과다수면을 보였다. 10.1%는 두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5  발기부전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환자 71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확진된 환자에게서 약 50%가 발기부전이 관찰됐다. 특히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 발기부전 위험성은 2.2배 더 증가했다.

    수면 빚과 미세수면이란?
    적정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면도 빚(부채)이 쌓인다. 빚이 계속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폭발하는데, 수면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졸음으로 나타난다. 즉 수면 빚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미세수면이다. 낮 활동시간에 4~5초간 순간적으로 잠이 드는 것이다. 미세수면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만약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 미세수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운전자가 시속 60km로 달리다 순간 미세수면으로 4~5초 정도 잠을 자게 된다면 눈을 감은 채로 수십미터를 운전하는 셈이 된다. 화물트럭이나 대중교통 버스 등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원인에는 미세수면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즉, 수면 빚을 청산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수면시간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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