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때문에 방광 적출해도 소장으로 방광 만들어 이식

입력 2017.10.23 09:06

癌 치료의 현장_ 방광암

재발 잘 돼… 방광 전체 제거해야, 소장으로 방광 만드는 수술 주목
이대목동병원, 500건 '세계 최다'… 발기부전 합병증 줄고 회복 빨라

방광암 환자가 방광을 적출하면 평생 소변 주머니를 차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에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변 주머니 대신 환자의 소장(小腸)을 이용해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전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방광암은 남성에게 많은 암 8위이며,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의 5년 생존율은 77.5%로 높은 편이다(국가암정보센터, 2010~2014년 기준).방광암 환자는 대다수가 혈뇨를 경험하기 때문에 비교적 조기에 진단이 가능하다. 그래서 5년 생존율은 높은 편이지만, 수술 후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방광암은 재발이 잘 돼 방광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많이 하는데, 방광을 모두 들어내면 소변 주머니를 평생 차고 다녀야 한다. 최근에는 소장(小腸)을 잘라서 인공 방광을 만들어 방광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방광암 재발 잦아, 방광 적출 수술 해

방광암은 암이 조직에 침윤한 정도에 따라 표재성 방광암(암이 방광 점막과 점막하층에만 있음)과 침윤성 방광암(암이 근육층까지 침투)으로 분류한다. 표재성 방광암은 전체 방광암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암만 도려내는 수술(경요도 절제술)을 하면 된다. 그러나 재발률이 70%나 되고, 재발이 됐을 때 9~45%는 침윤성 방광암으로 성격이 바뀐다. 침윤성 방광암은 주위 조직으로 침윤하기 쉬운 성질의 암이며, 전이도 잘 된다. 그래서 암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방광을 모두 들어내는 방광적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방광적출술을 하면 아랫배에 구멍을 뚫고 소변 주머니를 다는 요루형성술을 해야 한다. 환자가 소변 주머니를 차면 수시로 살펴보고 갈아야 하는 것은 물론, 냄새에 대한 걱정 등 때문에 사회 생활이 위축될 수 있다.

◇환자 소장으로 인공 방광 만들어… 만족도 높아

최근 방광암으로 방광을 적출한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인공 방광 수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 방광 수술은 환자 자신의 소장을 50~70㎝ 잘라서 300~400㏄ 용량의 인공 방광을 만드는 수술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공 방광 수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병원이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이다. 이곳의 센터장인 이동현 교수(비뇨기과)는 1996년부터 인공방광 수술을 시작해 지금까지 500건 이상 수술을 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술을 한 것이다. 이동현 센터장은 "방광암 환자에게 소변 주머니를 차게 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 하는 의사로서 본분을 다한 것 같지 않아 인공 방광 수술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인공 방광 수술의 경험이 쌓이다보니 수술이 정밀해지면서 발기부전 등의 합병증도 줄고, 수술 시간도 3시간 정도로 크게 줄었다. 이동현 센터장은 "수술 시간이 짧다보니 무수혈 수술이 가능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환자 회복도 빨라 수술 3주 후부터는 바로 항암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서 다른 병원에 비해 환자 생존율도 높은 편이라고 이 센터장은 말했다.

그러나 인공 방광 수술은 모든 방광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콩팥 기능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소장으로 만든 방광은 소장 조직의 특성상 소변을 일부 흡수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이 기능이 더 좋아야 한다. 요도 역시 정상이어야 한다.

이동현 센터장은 "인공 방광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상생활에 불편이 거의 없고, 정상적인 성생활도 가능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인공 방광 수술은 수술이 어렵고, 수술 후 환자 관리도 복잡해 많은 의사들이 시행하고 있지 않다. 이동현 센터장은 대한비뇨기종양학회 등 학회에서 의사들에게 인공 방광 수술을 생중계(Live Surgery)하는 등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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