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새로운 응급실… 중증 감염병 의심자는 입구부터 분리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7.10.18 08:30 | 수정 : 2017.10.18 13:41

    [헬스 특진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기존의 2배 규모로 확장해 오픈
    내부 균 빨리 배출하는 시설 갖춰
    중증·경증 구역 나눠 과밀화 해소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가 국내 최대 규모로 확장 오픈했다. 감염 방지와 응급 환자 과밀화 해소를 위한 최신식 설비와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은 도보 응급 환자가 38도 이상 열이 나는지 감시하는 모습. 38도 이상이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가 국내 최대 규모로 확장 오픈했다. 감염 방지와 응급 환자 과밀화 해소를 위한 최신식 설비와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은 도보 응급 환자가 38도 이상 열이 나는지 감시하는 모습. 38도 이상이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지금까지 대형병원 응급실은 혼잡해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 등 대형병원 응급실에 대한 불신은 더 심해졌다. '병을 고치러 가서 병을 얻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

    이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도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달 응급진료센터를 확장 오픈했다. 공사 기간 1년, 약 100억원을 들여 기존의 1520㎡(460평)이던 응급진료센터를 국내 최대 규모인 3300㎡(1000평)로 확장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시설, 구조, 동선, 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박인철 소장은 "국내 최고의 응급진료센터를 만들기 위해 설계하는 데에만 8개월이 걸렸다"며 "싱가포르·미국·유럽의 선진 병원들의 응급진료센터를 참고하고, 수십편의 논문과 책을 뒤졌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국내 응급진료센터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방문 시 38도 이상이면 문 안열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는 입구가 3곳이 있다. 한 곳은 도보로 오는 환자, 한 곳은 구급차로 오는 환자, 다른 한 곳은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 환자가 들어오는 곳이다. 도보로 오는 환자는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한다. 출입 구역에는 발열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환자 체온이 38도를 넘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문이 안 열리면 의료진이 해당 환자에게 메르스 같은 중증 감염병 유행 지역 방문 여부를 묻고, 방문을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문을 열어준다. 만약 중증 감염병 유행 지역에 방문한 것이 확인되면 격리실이 마련된 감염병 환자 입구를 이용해야 한다. 박인철 소장은 "메르스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발열감시 출입통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응급진료센터 안은 다양한 환자로 북적거리는 공간이라 감염에 취약하다. 일반 커튼 대신 일회용 항균 커튼을 설치했고, 감염 예방을 위한 공조 시스템도 갖췄다. 기존에 천정에서 이뤄지던 양압 공조 시스템은 공기가 돌고 돌아 병원균이 내부에서 쉽게 퍼질 가능성이 존재했다.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는 천정에서 나오는 공기가 벽으로 바로 나가는 선형(liner) 내부 순환 공조 방식을 택해 내부의 병원균이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1인용 소파에서 수액을 맞고 있는 모습.
    1인용 소파에서 수액을 맞고 있는 모습./세브란스병원 제공
    ◇경증 환자는 소파서 수액… 과밀화 해소

    응급진료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분류하는 것이다. 두 환자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 경증 환자는 중증 환자부터 치료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의료진들도 부담을 갖는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는 중증도에 따라 A·B·C·F구역을 나누고 있다. A·B구역은 심근경색·뇌졸중·중증 외상과 같은 중증 환자 구역이고, C·F구역은 가벼운 외상 등 경증 환자가 머무는 구역이다. 각 구역은 분리돼 있으며 다른 구역의 환자를 보기 힘들다.

    먼저 F구역은 피부가 찢어졌거나 가벼운 골절 같이 침대에 누울 필요가 없는 환자가 있는 공간으로 간단한 처치를 받고 바로 귀가할 수 있도록 했다. 드물게 치과와 안과 응급 진료 장비도 갖추고 있다.

    C구역은 수액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 곳이다. 이 구역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침대를 놓지 않고 비행기 1등석 같은 소파를 20개 비치했다. 박인철 소장은 "수액을 맞기 위해 환자가 필요 없이 침대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응급실 과밀화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파를 놓아 환자가 편안하게 수액을 맞을 수 있고 응급실 과밀화를 막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박 소장은 설명했다.

    ◇중증 환자, 의료진 밀착 감시 가능

    중증 환자가 있는 A구역에는 중간에 의료진이 있는 사각 스테이션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사각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병상이 빙 둘러서 배치돼 있다. 박 소장은 "환자 바로 앞에 의료진들이 있어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응급진료센터 중에서는 처음으로 혈관조영술실(ANGIO)을 마련해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초응급 환자에게 신속한 진단과 처치가 가능하다. 박 소장은 "혈관 조영 장비만 설치하는 데 10억원이 들었다"며 "병원에서 큰 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철 소장은 "우리 센터에 온 모든 환자를 응급 환자라고 보고 최고의 응급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Copyright HEALTH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