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각의 차이가 환자 눈 건강 지키는 방법의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입력 2017.10.16 09: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

남동흔
남동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시립병원, 일본 게이오대병원, 일본 교린대병원, 미국 듀크대병원 등에서 연수를 받았다. 주요 진료 분야는 망막과 백내장으로 2011년에는 ‘당뇨망막병증 환자에서 백내장 수술 중 전방내조명기를 이용한 수정체낭연마’로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학술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기존 백내장 수술 과정이 궁금합니다.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생체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됩니다. 이때 수술 현미경에 붙어 있는 조명을 이용해 안구에 일직선으로 빛을 가하게 됩니다. 이것은 안과에서 40여 년간 이용된 표준 수술법입니다. 하지만, 수술 현미경에 붙어 있는 조명을 이용할 경우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과 안구 표면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강한 빛 탓에 환자가 심한 눈부심을 겪어 수술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수정체 혼탁이 심한 경우 환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안구 내로 약물을 주사해 안구조직을 염색하거나 동공확장 물질을 사용하는데, 이는 안구 독성 위험이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에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우선 각막을 마취한 뒤 안구에 0.2~0.3cm 정도 작은 절개창을 만들어 안구 내 조명기와 초음파 유화기를 집어넣습니다. 초음파 유화기는 생체 수정체를 부수는 역할을 하는 도구로, 이를 안구 내로 삽입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절개창을 만들기 때문에 안구 내 조명기를 삽입하기 위한 별도의 절개는 필요 없습니다. 안구 내 조명기는 안구 안쪽에서 내부를 밝히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술 현미경 조명은 1.5~2.5광인데, 안구 내 조명기 광도는 0.1광 정도로 조명에 의한 안구 손상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강한 빛이 망막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눈부심도 적은 편입니다. 시야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염색이나 동공확장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안과 수술에서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방법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망막 수술에서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10년 전까지는 망막 수술에만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고, 백내장 수술에는 현미경에 달려 있는 조명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던 중 ‘망막 수술에 쓰는 안구 내 조명기를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면 수정체를 더 뚜렷하게 보고, 환자의 불편도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백내장 수술에 사용해보니 기존 조명기기를 사용할 때 생기던 안구 내 사각지대(빛이 닿지 않는 부위)도 사라지고, 환자의 불편감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 내용은 무엇인가요?
‘각막혼탁, 작은 동공 또는 성숙 백내장 환자에서 안구 내 조명기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이라는 제목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수술 현미경 광선 대신 안구 내 조명기를 활용했을 때 수술을 용이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백내장 수술에서 안구 내 조명기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논문은 이번 논문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 이후 안구 내 조명기 사용의 우수성을 입증한 다양한 논문을 국제 학회지에 발표했고, 실제로 ‘초고난도 백내장 수술 국제 특허’도 받았습니다.

새로운 안구 내 조명기를 개발 중이라는데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안구 내 조명기는 구조적 문제로 수술 시 시야가 좁아지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안구 내 조명기를 개발 중입니다. 조명의 성능을 높이고, 수정체를 긁어내는 차퍼를 탑재한 기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미 관련 특허 신청은 완료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오큐라이트’라는 회사를 창업했고, 개발이 완료되면 사업화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하나의 치료법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 그것을 개선하려는 시도보다는 불편해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료, 수술 현장에서 느낀 불편과 환자들에게 더 안전한 수술을 제공하려는 마음으로 사고를 조금만 전환시켜도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선은 기존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안구 내 조명기를 개발해 백내장 수술 표준으로 정립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후에는 백내장 수술의 안구 내 조명기 사용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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