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83% 완치…5억원 넘는 항암제 가격 논란

입력 2017.09.25 18:19

치료제 사진
스위스계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유전자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이 치료제의 가격은 무려 5억3000만원으로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노바티스 홈페이지 캡처

한 번 투약으로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내는 항암제. 꿈같은 이 항암제의 적정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까. 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을 승인했다. 난치·재발성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로 승인된 이 치료제의 가격은 무려 47만5000달러(5억3000만원). 이마저도 제약사에서 25%가량 양보한 금액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시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치료제의 효과는 월등하다.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63명에게 이 치료제를 주입했을 때 3개월 만에 83%(52명)이 ‘완전관해’ 상태에 이른 것이다. 완전관해란 백혈병 치료에서 완치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는 의학 용어다. 진단 시점에서 백혈병 세포가 거의 검출되지 않으면서(5% 미만) 증상도 회복된 상태를 말한다. 투약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80%(50명)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항암제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전문가 10명 전원이 킴리아의 효과를 극찬하며 사용 승인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FDA 스콧 고틀리브 국장은 이날 “환자 자신의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해 치명적인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의학 혁신의 새로운 영역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암을 치료한다. 우선 환자에게서 면역세포를 추출한다. 여기에 암세포가 발현하는 고유의 DNA 정보를 이식한다. 배양된 면역세포를 다시 환자 몸속에 주입한다. 그러면 이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골라서 파괴한다. 다른 암세포가 나타나더라도 또다시 찾아가 사멸한다. 여러 번 투약할 필요도 없다. 단 한 번이면 된다.

다만 이 치료제도 부작용이 있다.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될 때 방출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이 폭발하듯 늘어난다. 전신 염증 반응이 일어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고열·저혈압·급성신장손상이 나타난다.

당장은 난치·재발성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에 한정해 쓸 수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사용 가능한 범위(적응증)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 외에도 특정 장기에 나타나는 고형암에 대한 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FDA에 허가돼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만 76건이나 된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테라퓨틱스 등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에선 녹십자셀, 바이로메드가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모든 임상시험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CAR-T를 이용한 꿈의 암치료제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이 치료제의 가격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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