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로봇수술로 0.1㎜까지 정확… 이제 30년 거뜬히 쓴다

입력 2017.09.12 09:10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수술

로봇 진화… 절개 줄고 회복 빨라
수명 30년 인공관절 소재 개발… 이춘택 병원 "재수술률 1% 이하"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수술
신소재 인공관절이 개발되고 로봇을 이용한 수술법이 등장하면서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은 30년 이상으로 늘었다. 사진은 이춘택병원 윤성환(가운데) 병원장이 다른 의료진과 인공관절 수술 방법을 두고 상의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무릎 연골은 마치 '소모품'처럼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을 수십 년 간 반복하면 차츰 닳아 없어진다. 그러면 연골이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염증과 통증이 심해진다. 이를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50대 이상 환자가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 환자는 지난해만 270만 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90.5%가 50세 이상이었다.

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물리치료로 좋아진다. 통증과 염증이 심해지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손상 정도에 따라 수술법은 다르다. 비교적 연골이 많이 남아 있고 뼈·근육이 튼튼한 퇴행성관절염 중기에는 변형된 O자형 다리를 곧게 펴주는 수술(무릎절골술)을 한다. 안쪽 무릎에 집중된 하중을 무릎 전체로 분산시키는 수술이다. 연골이 절반 이상 닳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한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을 대체하거나(부분치환술)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수술(전치환술)이 있다.

◇오래 쓰는 인공관절 '30년'도 거뜬

인공관절은 수명이 10년밖에 안된다는 이유로 '인공관절 수술은 최대한 늦게 받는 것이 좋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근엔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인공관절이 나왔다. 60세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면 90세까지는 재수술이 필요 없다. 재료공학과 수술기술이 발달한 덕분이다.

인공관절 소재는 주로 스테인리스나 코발트 크롬 합금을 사용했지만 2년 전 세라믹과 특수 폴리에틸렌을 조합한 제품이 개발됐다. '베리라스트'라는 이름의 이 인공관절은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코발트 크롬 합금 소재에 비해 강도가 2.5배로 높다. 마모율은 3% 수준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인공관절의 수명을 30년으로 승인했다.

수술 기술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 등장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기존 수술은 사람의 손으로 진행되다 보니 정밀함에 한계가 있었다. 또 의사 숙련도에 따라 치료 결과가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등장하며 이런 단점이 개선됐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먼저 환자의 무릎을 3차원 CT로 촬영한 뒤 뼈 모양을 컴퓨터에 입력해 3D 모델을 만든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이 모델로 가상 수술을 진행한다. 뼈 어느 부분을 어떤 각도로 얼마나 잘라낼지 등을 컴퓨터가 계산한다. 실제 수술로 들어가면 이 계산값이 적용된다. 정밀한 수준이 0.1㎜ 수준까지 극대화된다. 이춘택병원은 '로보닥'이라 불리는 이 로봇을 2002년부터 사용해 왔으며 지금까지 1만3000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최상의 수술 결과를 모든 환자가 동일하게 얻을 수 있도록 로봇을 도입했다"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쉽게 수술한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재수술률 15%에서 1%로

더욱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높아졌다. 수술 시간과 통증이 크게 줄자 환자 만족도는 99%까지 높아졌다. 인공관절 수술은 재수술 비율이 10~15%나 되지만 로보닥을 도입한 이춘택병원은 재수술 비율을 1% 이하로 낮췄다.

2002년 도입한 로보닥은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 이 로봇을 도입한 병원은 10여 곳. 이 중 이춘택병원은 유일하게 로봇 전문가 6명이 상주하는 로봇관절연구소를 운영한다. 독일에서 개발된 이 로봇은 당연히 서양인 체형에 맞게 설계됐다. 로봇관절연구소에선 지난 10여 년간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로봇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개선했다. 그 결과 수술 시간은 기존 90분에서 50분으로, 절개 범위는 18㎝에서 10㎝으로 줄었다. 회복 기간 역시 일주일에서 수술 당일로 짧아졌다. 수술 당일 오후면 걸어 다닐 수 있다.

◇입원 기간동안 재활치료 끝내

환자 회복이 빠른 만큼 재활에 걸리는 기간도 짧다. 이춘택병원에서는 수술 당일에 재활 치료를 시작, 1주일가량 입원하는 동안 재활치료를 끝낸다. 퇴원 후에는 재활치료를 위해 별도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3~12개월마다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는 정도다.

집에선 꾸준히 다리 근육을 단련하며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단, 관절에 무리를 주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수영이나 걷기, 고정된 자전거 타기가 적당하다. 윤성환 병원장은 "생활습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쪼그려앉는 자세를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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