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심은 곳 붓고 피나면 주위염 의심

지난해 3월 최모(61)씨는 오른쪽 아래 어금니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심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임플란트를 심은 오른쪽 어금니 부위가 빨갛게 부어서 병원을 방문했다. 담당 의사는 "임플란트를 심은 부위에 치석이 생기면서 염증이 생겼다"며 "이 상태를 그냥 방치했으면, 염증이 잇몸뼈까지 퍼져서 임플란트를 다시 심는 수술을 받아야 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통증 없어도 붓고 피나면 임플란트 주위염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치아 부위가 붓거나 피가 나고, 입냄새가 심해졌다면 임플란트 주위염을 의심해야 한다. 임플란트 주위염은 임플란트를 시술한 잇몸 주위에 염증이 발생되는 질환으로, 임플란트를 한 이들에게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실제로 소비자원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임플란트 시술 관련 피해구제 사건(96건)을 분석한 결과, 임플란트 주위염이 임플란트 고정체 탈락과 신경 손상에 이어 4번째(11.9%)로 많았다. 또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 110명을 8년 동안 추적 조사한 해외 연구에서도 60%의 환자에게서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했다(2016년 COIR저널). 연세대치과대학병원 보철과 이재훈 교수는 "임플란트를 심은 부위에는 신경이 없어서 염증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도 않고, 통증도 없다"며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정도의 증상이 간헐적으로 생기는 정도"라고 말했다.

◇당뇨병·흡연자가 고위험군

임플란트 주위염은 치아 관리가 미흡해서 생긴다.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치아 머리에 해당하는 크라운에 치태(치아표면에 얇은 막으로 세균이 밀집된 상태)가 생긴다. 치태가 쌓이면 치석이 되는데, 치석은 잇몸과 크라운 사이를 벌린다. 이때 치태와 치석에 존재하던 진지발리스균과 후소박테리움 같은 구강 세균이 잇몸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잇몸뼈까지 염증이 퍼진다.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배아란 교수는 "임플란트를 심은 사람은 자연 치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이 커서 치은염이 더 쉽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교수는 "임플란트 주위염은 입안에 생긴 상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는데,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들에게 잘 생긴다"며 "이들은 임플란트 주위염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주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치실과 워터픽 등을 이용해서 치아 사이를 깨끗이 닦아야 한다. 6개월에 한 번은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