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에 울퉁불퉁 혈관 튀어나왔다면?

입력 2017.08.17 07:00

사진 보며 설명하는 의사
고환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정계정맥류는 간단한 색전술로 치료 가능하다/사진=민트병원 제공

김모(67)씨는 20대부터 고환에 혈관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증이나 불임 등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별다른 치료 없이 내버려 뒀다. 하지만 간혹 고환에 열감이 생기고 땀이 나 불편해 최근 원인을 알고자 병원을 찾았다가 '정계정맥류'인 것을 알게됐다. 김 씨는 다행히 당일 비수술 치료를 받고 증상을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의 15%가 겪는 비교적 흔한 혈관 질환이다. 고환 주변 정맥이 역류하면서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게 주요 증상이다. 열감과 통증,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들은 단순히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 혈관이 튀어나왔다는 이유로 병원을 잘 찾지 않아 진단률이 저조하다.

정계정맥류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개 선천적인 판막 손상이다.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한 곳에 고이는 ‘울혈 현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은 정맥을 확장시키고, 구불구불 늘어지게 만든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남성 불임·난임 원인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정계정맥류는 10~20대부터 잘 생긴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은 "최근엔 난임검사를 받다 뒤늦게 자신이 정계정맥류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30~40대도 적지 않다"며 "또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60대 이상 중장년층도 자신의 증상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경우 내원해 정계정맥류 관련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정맥류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치료한다. 대표적인 것이 ‘색전술’이다.

역류 문제가 발생한 문제 혈관에 더 이상 혈액이 공급되지 않도록 차단하면 간단히 교정할 수 있다. 기존 정계정맥류 수술은 복강경하 혹은 사타구니 부위를 절개한 뒤 고환정맥을 묶는 방법이 활용됐다. 반면 색전술은 팔뚝 혈관에 최소침습한 뒤 카테터를 주입, 첨단영상장비로 혈관을 보면서 정계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고환정맥을 경화제와 백금실로 차단시킨다. 이는 일종의 ‘인터벤션 시술’로 안전하고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무엇보다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음낭수종’(고환에 물이 차는 증상) 등의 부작용도 없다.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몸이 약한 고령 환자도 받을 수 있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기존 절개수술요법에 비해 재발률도 낮다. 2004년 비뇨기과 저널 'Ur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정계정맥류 색전술 성공률은 95.7%, 재발률은 2% 미만으로 나타났다. 2008년 신뢰도가 높은 영상의학과 저널 'Radiology'에 실린 논문에는 정맥류 색전술의 성공률은 97.1%, 재발률 3.6%로 나타났다. 민트병원 인터벤션 클리닉이 2008~2015년 색전술 치료를 받은 환자 1751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결과 성공률 98.5%, 재발률 2.3%라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색전술 결과가 과거보다 향상된 것은 혈관을 찾아들어가는 혈관조영장비, 카테터 소재, 혈관을 막는 색전물질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과거 색전술은 혈관을 막을 때 금속실(코일)만 활용했지만, 한국, 미국, 유럽 유수병원에서는 ‘경화제’(STS, Sodium Tetradecyl Sulfate)로 혈관을 막아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액체 상태의 STS는 원인 혈관 및 재발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 혈관까지 동시에 막아 정맥류 재발률을 크게 떨어뜨리며, 치료 혈관 외 다른 곳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성이 입증돼 신뢰할 수 있다.

색전술은 당일 진료 및 시술, 퇴원까지 빠르게 진행돼 바쁜 사업가·회사원 등 중장년층은 물론 부대로 빨리 복귀해야 하는 군인들이 선호하는 치료이기도 하다. 다음날부터 바로 샤워할 수 있고, 수술상처도 없으며, 1주 뒤부터 운동할 수 있는 등 회복이 빨라 만족도가 높다.

김건우 원장은 “정계정맥류의 치료 방법이 수술 뿐이던 시절에는 비뇨기과 질환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신장정맥에서부터 나오는 고환정맥의 역류에 기인한 혈관질환이라는 것이 이제 명백해졌다”며 “혈관 내 시술인 색전술의 결과는 몇 년 사이 월등히 향상되었으며, 더불어 음낭수종, 신경손상 등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어 색전술을 기본 치료로서 고려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수술 후 재발된 경우에 시도한 색전술 결과 역시 만족도가 높아 고환 정맥을 잘라내는 수술은 색전술 후 재발된 2~3% 의 환자들에게서 고려해 보아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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