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 잘못 쓰면 치질 생긴다

입력 2017.07.19 09:08

차고 강한 물줄기, 기름막 없애 상처 쉽게 나고 세균 감염까지
39~40도 물로 가장 약하게 써야

비데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배변 후 비데를 쓰면 항문을 깨끗히 세척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비데를 쓸 때 차갑고 강한 수압의 세척수를 이용하면 오히려 치질이 생길 수 있다. 한솔병원 이동근 병원장은 "비데에서 나온 물이 항문 피부를 보호하는 기름막을 벗겨내 항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에 있는 기름막은 항문샘에서 분비되는 윤활유로, 변이 부드럽게 배출되게 돕는다. 비데 세척수는 이런 기름막을 지속적으로 벗겨낸다. 이동근 병원장은 "기름막이 벗겨져 항문 부위가 거칠어지면, 상처가 생기기 쉬워진다"며 "이로 인해 대변이 쉽게 배출되지 않고 항문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혀 항문이 찢어지는 형태의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 표면을 건조하게 만들어, 가려움증이 생기는 항문소양증 발병 위험도 높인다.

기름막은 항문 표면을 병원균 등 외부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 기름막이 닳아 없어지면서 세균 감염도 더 쉽게 일어난다. 일본 도야마대학 산부인과 연구팀이 질 내 녹농균 등의 세균 감염이 발견된 46명의 여성을 분석한 결과, 92%(42명)가 비데를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장시간 비데 사용을 피하고, 사용을 할 때는 물 온도나 수압 설정에신경써야 한다. 물 온도는 인체의 온도와 비슷한 39~40도 정도로 설정하는 게 좋다. 이동근 병원장은 "물 세기는 가장 약한 세기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