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무릎 뼈 오차없이 깎아… 재수술률 1% 미만

입력 2017.05.16 04:30

[주목받는 수술법] 퇴행성 관절염 로봇 수술

40·50代 젊은 환자 꾸준히 증가… 심한 통증·뼈 휘었다면 수술 고려

로봇 수술, 2002년 국내 첫 도입
全 과정 데이터 분석, 정밀도 높아… 수술 시간 짧아져 빠른 회복 가능

[주목받는 수술법] 퇴행성 관절염 로봇 수술
로봇으로 퇴행성 관절염 수술을 하면 손으로 수술할 때보다 뼈 절삭 등의 과정에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사진은 이춘택병원 윤성환(오른쪽) 병원장이 이춘택병원 로봇관절연구소 직원들과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직장인 황모(53)씨는 3개월 전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에 심한 통증으로 잠시 쉬었다 걷기를 반복했다. 황씨는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온찜질도 했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는 계단뿐 아니라 평지를 걷기도 어려웠다. 결국 황씨는 최근 무릎 수술을 받은 지인의 추천으로 이춘택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황씨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관절을 둘러싼 연골이 건강한 사람의 30%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최근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과격한 운동 등으로 무릎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관절염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 관절염 환자는 점차 줄었지만, 10~30대는 연평균 0.8~1.6%씩 증가했다. 윤성환 병원장은 "연골이 손상되면 다시 원래 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워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방치 시 다리 변형 생겨

퇴행성 관절염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윤성환 병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40~50대의 젊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아직 연골이 남아있는 1~3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 주사요법,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어느정도 증상이 개선된다. 다만 무릎 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연골이 완전히 사라져 뼈와 뼈가 닿는 탓에 통증이 생기고, 다리가 O자 모형으로 변할 수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심한 경우 걸을 때 뒤뚱거리면서 걷거나, 다리 모양이 변해 바지를 입을 때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젊은 환자들은 다리 변형이 생긴 후 남은 수명이 길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관절 상태 따라 필요한 수술 달라

이미 연골의 심한 손상으로 무릎에 통증이 생기거나, 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휜 경우, 보존적 치료에 더 이상 반응이 없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윤성환 병원장은 "사람마다 무릎 모양이나 뼈의 변형 정도가 다르므로 환자의 관절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환자에게 남은 연골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수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인공관절 전치환술 ▲무릎절골술로 구분된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무릎관절 중 손상된 일부 부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말기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인대가 완전히 닳아 없어진 경우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해야한다. 무릎절골술은 '휜다리 교정술'로 불리는데, 무릎 안쪽 뼈를 잘라 각도를 벌린 뒤 다리 축을 일자로 맞추고 빈 공간에 인공 뼈를 채워 다리를 곧게 펴주는 수술이다. 윤성환 병원장은 "무릎 뼈를 잘라내거나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과정이 정밀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관절 내 골절 등 합병증 위험이 있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택병원, 로봇 수술로 정확도 높여

기존의 무릎 수술의 경우 의사가 직접 손으로 뼈를 절삭(切削)하는 등 의사의 경험이나 숙련도에 의존해 정확한 수술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은 허벅지에서 발목을 연결하는 하지정렬을 일직선으로 맞춰야 하는데, 사람의 손으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각도를 맞추기 쉽지 않다. 윤성환 병원장은 "실제로 사람이 직접 인공관절 수술을 할 경우 하지정렬에 오차가 생길 가능성이 22%나 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하지정렬에 오차가 생기면 무릎 하중이 한 쪽으로만 쏠려 인공관절 수명이 줄어들고,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택병원은 무릎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2002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퇴행성 관절염 수술에 로봇을 도입했다. 로봇을 이용한 무릎 관절 수술이란 수술 전 환자의 무릎 관절 상태 파악부터 수술 시 뼈를 깎는 과정까지 특수 로봇을 이용하는 것이다. 무릎 수술을 위해 특수하게 개발된 로봇은 수술 전 환자의 뼈를 실제와 똑같은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만들어내는데, 의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의 수술을 진행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찾는다. 본격적인 수술이 시작되면, 로봇이 미리 계산된 데이터를 수술용 로봇에 입력해 로봇이 오차없이 정확하게 뼈를 깎도록 한다. 윤성환 병원장은 "수술 전 계획된 범위에서 0.1㎜의 오차만 생겨도 로봇이 수술을 멈추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우리 병원의 경우 로봇을 이용해 재수술률이 1% 미만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한, 로봇을 이용하면 손으로 수술할 때보다 수술 시간이 30분 정도 단축되고, 출혈도 최소화된다.

윤성환 병원장은 "이 때문에 회복이 빨라 수술 후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춘택병원은 2015년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무릎절골술(휜다리 교정술)에도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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