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 환자, 소변 배출 시 세균 감염 예방하려면…

입력 2017.05.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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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철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세브란스병원 제공

신진대사 후 우리 몸에서 생성된 노폐물의 일부분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소변 배출은 일차적으로 방광과 요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지만 전체적인 과정은 말초신경, 척수, 대뇌의 통제를 받는다. 이 일련의 과정에 방광근육 변형, 척수 신경 손상 등 한 단계라도 문제가 생기면 소변 배출이 어렵거나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발생한다.

특히 척수가 손상될 경우 소변 배출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욕창, 골다공증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몸 밖으로 소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소변이 역류하여 신장에 세균이 번식하는 신우신염에 걸릴 수 있으며, 방광 근육 손상, 방광염, 결석이 발생하거나 상부 요로가 감염되어 심각한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척수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하루에 4~6번 정기적으로 소변을 배출해야 한다.

소변 배출에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자가 도뇨'다. 자가 도뇨는 환자 스스로 카테터(도뇨관)를 방광 안으로 삽입해 소변을 배출하는 배뇨 방법이다. 환자의 독립성을 보장,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비뇨기계 감염, 신장염, 방광 및 신장 결석 발생 가능성이 낮고 상부 요로에 가해지는 자극도 적은 편이다. 실제로 척수 손상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요로 장애 및 감염에 의한 사망으로 유치 카테터를 사용했을 때 약 53.5%에 이르렀으나 자가 도뇨가 실행되면서 27.2%로 크게 줄었다.

자가 도뇨 시 유의할 점은 자가 도뇨 카테터가 식약처 내규상 ‘일회용 소모품’으로 분류된 재사용 금지 소모성 재료라는 점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카테터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 카테터를 이용한다. 이때는 세척, 소독, 건조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도뇨 횟수를 줄이게 되는 좋지 않은 습관을 기를 수 있으며, 일회용 카테터를 사용했을 때보다 감염 위험성도 커진다.

환자들도 카테터 재활용의 감염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비뇨기계 감염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한 의료기기 업체에서 간헐적 도뇨를 하는 2942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비뇨기계 감염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41%가 '거의 매일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약 95%는 '카테터 재사용이 비뇨기계 감염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킨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카테터를 재활용하는 이유는 금전적인 부담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번 해부터는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들에게까지 보험이 확대 적용되어 카테터를 재활용하는 환자들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칙적인 도뇨와 손 씻기의 생활화도 중요하다. 보통 도뇨는 취침 직전, 아침 기상 직후, 낮 동안 4~6시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도뇨 시 피부의 정상 세균이 방광으로 들어가 6시간 이상이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적어도 6시간이 지나기 전에 도뇨를 해줘야 하며, 손 씻기의 생활화를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 방광 용적은 400~500cc이므로 1회 소변량이 이를 넘지 않도록 한다.

간혹 환자 중에서 도뇨 횟수를 줄이기 위해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분은 신진대사, 체온 조절, 감각 기능 유지 등 인체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당량의 수분 섭취는 필수다. 도뇨를 할 경우 1일 소변량이 1500~2000cc 가량 되도록 수분 섭취량을 조절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콜라, 녹차, 홍차 등의 음료는 방광을 예민하게 하므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만일 옆구리에 통증이 있으면서 고열, 오한이 있거나 치골 상부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두통, 오심, 식욕 감퇴, 전신 허약감, 의식 수준 저하가 오거나, 소변이 탁하고 악취가 나는 경우, 혈뇨가 심한 경우 요로 감염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카테터 삽입 시 요도 통증이 심하거나 카테터 삽입이 안 되는 경우도 병원에 방문한다.

간혹 환자들이 요로 감염 증상과 헷갈려 병원에 방문하는 수고로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무증상 세균뇨'가 대표적이다. 도뇨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소변에 어느 정도의 세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균뇨와 감염 증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소변 내에 침전물이 있는 경우도 꼭 감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보다 수분 섭취량을 늘리고 도뇨를 자주 시행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혼탁뇨가 심해지거나 다른 감염 증상이 동반될 때 병원에 방문한다. 카테터에 피가 묻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손상된 카테터는 요도에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도뇨 전 카테터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고 수용성 윤활제를 충분히 발라 천천히 부드럽게 삽입하도록 한다.

도뇨는 정상적인 배뇨보다 감염 등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바른 도뇨 방법과 관련 지식을 알고 이를 실행한다면 척수 손상 환자들의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보다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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