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 95%, 비수술 가능… 습관 교정이 예후 좌우"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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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4.11 08:00

    명의에게 묻다_ 척추 질환 비수술 치료 권위자 고도일 원장
    감각·운동 이상, 척추 질환 신호…수술 필요한 경우는 5%에 불과
    병원 고를 땐 의사 수·경험 봐야
    다양한 치료법 비교한 후 선택…치료해도 안 나으면 정밀 검사를

    "얼굴이 늙듯 척추도 늙기 때문에, 고령화 시대가 오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게 저의 임무이죠."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의 말이다. 허리 통증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고도일 원장은 "허리의 뼈·관절·근육·신경이 노화하는 데다가 운동을 안 하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앉는 등의 생활습관이 더해져 관절이 닳고, 디스크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도일 원장은 척추 질환을 비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다. 군의관 시절에 테이핑 요법을 한 적이 있는데, 이때부터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해외 학회나 연수 등에 참석하면서 척추 비수술 치료법을 배우고 있다. 척추 비수술 분야 명의인 고도일 원장에게 허리 통증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고도일 원장
    척추 질환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니다. 고도일 원장은 “비수술 치료법으로도 허리 통증이 완화된다”며 “이와 함께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재발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감각 이상 증세 생기면 바로 검사를

    ―어떤 증상이 생기면 병원 찾아야 하나?

    "척추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 걷거나 허리를 굽히는 등의 동작을 취할 때 통증이 느껴지는 '운동 이상 증상'이다. 하지만 통증이 없더라도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평소와 다르게 팔다리 등에 힘이 잘 안 들어가거나 근질근질한 느낌이 드는 것도 척추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병원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관리법을 배워서 실천하면 병이 악화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수술이 무서워서 병원 검사를 꺼리기도 한다. 대안은 없나?

    "많은 사람이 허리가 아파도 참는다. 척추 질환은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척추 질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에 불과하다. 척추 질환을 낫게 하는 비수술 치료법이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 1990년대부터 국내에 척추 비수술 치료법이 도입되기 시작해, 지금은 테이핑·카이로프랙틱·주사(인대강화주사 등)·시술(레이저·고주파·풍선 등)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수술 치료법이 쓰인다. 지금은 여러 비수술 치료법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지, 환자가 통증을 덜 느끼도록 시술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척추 수술 건수는 2013년 이후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술이 정말로 필요한 5% 내외의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척추 질환을 비수술 치료법으로 고칠 수 있다."

    병원 선택 시 의사 경험 따져봐야

    ―수술과 비수술 중 뭘 선택해야 하나?

    "수술과 비수술 모두 가능한 상황이라면 경제적인 여건이나 생활 환경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수술은 질환을 확실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고 만성질환자가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비수술은 수술보다 부담이 적지만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등의 제한점이 있다. 수술을 권하는 의사와 비수술을 추천하는 의사를 모두 만나보고,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비수술 치료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왜 그런가?

    "비수술 치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비수술 치료가 근본적인 해결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척추는 계속 늙고 있기 때문에, 비수술 치료를 받아도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교정하지 않으면 병은 다시 생긴다. 하지만 이는 수술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에서 척추 수술 후 5년 안에 재수술을 받는 경우가 13.4%라는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비수술 병원 선택 시 고려할 것은?

    "의사의 경험이 많은 지를 가장 먼저 봐야 한다. 비수술 치료 시술을 많이 했다는 것은,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같은 척추관협착증이어도 척추가 안정적이지 않다면 레이저나 고주파를 쓰면 안 되는 등 상황별로 적합한 시술법이 달라진다. 한 병원에 의사 수가 많은 지도 따져 보면 좋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기 때문에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 상황에 대한 대처가 빠르고,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충분히 고민해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치료를 받을지 정하지 않은 상태라면, 여러 시술을 시행하는 병원에서 적합한 치료법을 추천 받는 게 좋다."

    고령 환자는 체력 끌어 올린 뒤 시술

    ―질환별로 어떤 치료가 주로 시행되나?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튀어나온 디스크 부위에 특수관을 넣어 신경과 달라붙은 곳을 떼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신경성형술, 고주파 열을 쏴서 튀어나온 디스크를 응축시키는 고주파수핵감압술, 신경성형술과 고주파수핵감압술 치료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경막외내시경술 등이 있다. 척추관협착증 비수술 치료법은 풍선을 부풀려 척추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약물로 유착된 부위를 박리하는 풍선확장술과 인대강화주사 등이 적용된다."

    ―비수술 치료를 못 받는 사람도 있나?

    "70대 후반부터는 체력이 달려서 시술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런 사람도 영양 주사 등을 맞고, 생활습관을 교정해 체력을 키우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비수술 치료를 받아도 효과를 못 볼 것으로 판단되면 수술을 받도록 권한다. 영상 검사 상으로 비수술 치료가 적합하더라도 대소변 장애가 있거나, 마비 증상이 있을 때 등이다. 이런 상황은 의사가 환자를 만져보고 움직이게 해보는 등 직접 진찰해야만 알 수 있다. 영상 검사 결과만 보고 치료법을 선택하면 안 되는 이유다."

    ―치료 받아도 안 나으면 어떻게 하나?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허리 통증은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경추관 협착증은 목에 있는 척추관이 퇴행 등으로 인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병인데, 다리 힘이 약해지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배변장애나 마비로까지 이어진다. 증상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비슷해서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3개월 정도 치료받아도 안 낫는다면, 한 번쯤 정밀 검사를 받아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좋다."

    ☞ 고도일 원장은

    연대의대 신경외과와 호주 멜버른대 카이로프랙틱학과를 졸업한 척추 비수술 치료의 권위자. 2000년대 초반 척추 질환을 약물·물리치료·수술로 치료하던 때 특수강화주사요법 등의 비수술 치료법을 도입해 척추 질환 치료에 새로운 트렌드를 가져왔다. 청와대 물리치료실장, 대통령 의료 자문의, 대한신경외과의사회 학술이사를 지냈다. 독거 노인이나 다문화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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