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액서 구강세균 발견… 류마티스관절염 1.17배 증가

    입력 : 2017.04.05 05:00 | 수정 : 2017.04.05 08:22

    치주질환이 일으키는 각종 질환
    임신부 배 속 태아에까지 악영향, 조산·미숙아 낳을 위험 7배 높아

    우리나라에서 치주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수는 1300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이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2014년 통계청). 감기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앓는 질환이 바로 치주질환이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입속 세균과 치주질환에 의해 생긴 염증은 온몸에 영향을 미쳐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치주질환과 관계가 깊다고 알려진 전신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심혈관질환=2011년 미국 로체스터대학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입속 뮤탄스균은 혈액을 타고 심장에 옮겨가 심내막염을 일으킨다. 진지발리스균은 혈관을 딱딱하게 해 동맥경화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영국 버밍엄대 치대 연구팀은 퇴역 군인 1137명에 대해 24년간 잇몸 질환과 뇌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잇몸뼈(치조골)에 염증이 있을 경우 뇌졸중이나 일과성허혈발작 발생이 2~3배로 높았다. 아주대병원 치주과 지숙 교수는 "치주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제일 처음 밝혀진 질환이 심뇌혈관질환"이라며 "입속 세균이 혈관으로 침투하면서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당뇨병=치주질환은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이라 불릴 만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몸의 방어체계가떨어져, 세균의 침입을 방어하기 어렵다. 정상인보다 잇몸과 치조골이 쉽게 파괴돼 중증치주염으로 진행도 빠르다. 잇몸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세포를 파괴할 수도 있고, 혈관 기능을 떨어뜨려 포도당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국 콜롬비아대 의대 연구팀이 당뇨병이 없던 일반인 9296명을 17년 동안 추적 조사했더니 치주질환이 생긴 사람들에게서 당뇨병이 2배로 많았다.

    ▷류마티스관절염=류마티스관절염은 치주질환과 연관성이 깊다. 잇몸과 치아의 경우, 뼈와 뼈가 만나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관절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잇몸에 존재하는 진지발리스균 같은 세균이 혈관을 타고 관절에 쉽게 안착한다고 한다. 잇몸에 염증이 잘 생기는 사람은 관절에도 염증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진지발리스균은 몸속에 들어가서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특징이 있는데, 변형된 단백질이 항원이 돼 관절염을 유발한다. 지난해 일산병원 치주과 김영택 교수가 102만5340명의 치주염 환자 데이터를 종합해 '치주염과 생활습관병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결과, 치주염 환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1.17배로 높았다. 2005년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의 키딜 모엔(Ketil Moen) 박사는 '관절액 내에서 구강세균의 DNA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기능장애=만성치주염을 앓는 남성은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다. 입속 세균이 손상된 잇몸 혈관을 통해 혈액에 흘러 들어가 음경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남성의 음경 혈관은 굵기가 아주 얇아서 염증이 생기면 혈관이 손상되기 쉽다. 2012년 타이페이대학 연구팀은 3만2856명의 발기부전 환자와 16만2480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발기부전과 만성 치주염과의 상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발기부전 환자는 정상인보다 과거 만성 치주염의 병력을 갖고 있는 확률이 3.35배로 높았다.

    ▷암=치주질환은 암 발병과도 연관돼 있다. 원광대 대전치과병원 이재홍 교수는 "입속에 만성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여러 염증 산물이 발생한다"며 "염증 산물로 자극된 세포가 이상 증식하면서 암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속 세균에 의해 췌장암에 걸릴 위험도 높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이 성인 8000여 명을 분석했더니 잇몸 염증을 일으키는 진지발리스균이 입속에 많은 치주질환자의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배로 높았다.

    ▷폐질환=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침에 섞여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와 폐렴 위험도 높아진다. 한 연구에서는 치주질환자를 치료했더니 폐렴 유병률이 60%가량 감소했다.미국노인치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폐 안에 고름이 주머니 형태로 차 있는 폐농양 세균이 잇몸병의 원인균과 같다.

    ▷조산·미숙아=임신 중 치주질환은 태아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치과 송인석 교수는 "잇몸 염증이 있을 경우, 자궁 내의 면역 항체가 증가되면서 염증매개 물질 중 하나인 프로스타글란딘을 생성해 강력한 자궁 수축을 유도해 조산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에 발표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치주염이 있는 임신부는 조산아나 미숙아를 낳을 확률이 7배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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