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도 잊기 쉬운 ‘섹스에 관한 7가지 질문’

  • 글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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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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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4.01 22:00

    ‘크기가 크면 좋은 줄 안다.’
    ‘강하게 하면 좋은 줄 안다.’
    ‘시간이 길면 좋은 줄 안다.’


    남자들이 섹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착각이다. 이렇게 큰소리치는 경우 대부분은 허풍이고 더구나 여성들은 크고 강하고 오래한다고 무조건 좋아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학적 특성을 읽어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갱년기 이후 섹스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한 번 사정을 하고 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다보니 최선을 다했음에도, 크고 강하고 오래하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섹스는 몸의 상태나 심리적인 분위기에 따라 만족감이 달라진다. 그때그때 다르기는 하지만 극치감에 연연하지 말고 적절하게 ‘잘’ 해서 서로가 편하게 좋은 느낌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섹스이다. 그런데도 괜히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편견이 있다.

    쇼파에 앉아있는 남여

    “훤한 대낮에 하려고 해서 창피해 죽겠어요.”
    “피곤하게 아침부터 하자고 해요.”

    남녀 간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처럼, 섹스는 밤에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고 애들이 잠들고 난 후 두 사람만의 분위기를 만들기도 좋고 바로 수면을 취할 수 있어서다. 사실 밤 시간이 편리하지만 꼭 밤에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밤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난 아침에 맑은 정신과 체력으로 섹스를 하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도 있다. 새벽에 섹스를 하면 낮에 피로해지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 번 섹스에 소모되는 육체적 에너지는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만족스러운 섹스가 하루생활에 활력을 준다. 사실 섹스는 저녁이나 아침이 아니더라도 부부가 원할 때 바로 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쾌감도 증가시킨다. 정해진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분위기가 조성되면 바로 하는 것이 좋다.

    “말도 없이 그냥 덤벼요.”
    “거실에서 TV를 보다 갑자기 하자고 해요.”

    섹스의 본래 목적은 종족 번식을 위한 수단이었다.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종족 번식이라는 본래의 목적 이외에 섹스를 한다. 물론 사랑이나 섹스에 일방적인 행동은 곤란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어떠한 순서나 규칙은 없다. 섹스는 애정의 눈길과 대화라는 기본부터 시작하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서로를 원하는 욕정이 생겼을 때는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본론에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중년 이후에는 침실로 자리를 옮기고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하는 동안에 욕정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전희부터 시작하면서 서로 충분히 대화를 하고 교감을 나누면 좋긴 하지만, 가끔은과감하게 순서에 관계없이 하는 것이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어디서 뭘 보고 왔는지, 자꾸 이상한 자세로 하자고 해요.”

    동양철학에는 남녀 간의 성적 취향과 성생활의 만족도를 얘기하는 속궁합이란 것이 있다. 정신적·육체적 교감을 말하는데, 주로 섹스에 관련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속궁합이 나빠 이혼하기도 한다는데, 실제 의학적인 관점에서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치골의 형태나 기울기, 음경의 발기 각도, 질의 형태와 길이에 따라 섹스할 때 만족도가 떨어지거나 심지어 성기나 아랫배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서로에게 맞는 적절한 체위를 찾으면 해결할 수 있다. 체위가 서로에게 중요하긴 하지만 쾌감을 극단적으로 증대시켜주는 체위는 없다. 고대의 성 지침서인 《소녀경》이나 《카마수트라》에는 수백 가지의 섹스 체위를 제시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불가능한 자세이다. 문헌과 민속문화, 생활습관을 조사한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200가지 이상의 섹스 체위가 실제로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정형화된 체위로만 하거나 경이로운 체위를 따라 하기보다는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많은 부부들이 새로운 체위를 쑥스럽고 창피하다고 생각하는데, 육체적으로 크게 무리가 안 된다면 가끔은 새로운 체위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여자가 먼저 하고 싶다고 말하기가 쑥스러워요.”

    섹스에 있어서 남자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면서, 여자는 수동적이고 피동적이라는 생각에 성별 역할을 고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섹스에서 남녀의 역할은 따로 없다. 성 능력에 있어서 남자는 20대에 최고조에 달해 30대까지 유지하다가 40대부터 감퇴되고, 여자는 30대에 최고조에 달해 40대까지 유지하다가 50대에 가서 감퇴하게 된다. 이는 성호르몬의 차이 때문으로 절정기가 여자가 남자보다 10년 정도 늦다. 하지만 성욕은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해서 단순히 성호르몬의 차이만으로는 해석이 되지는 않는다. 표현하는 방법이나 사회·문화적인 이유로 여성이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성적 관심이나 욕구는 남녀 모두 나이에 관계없이 비슷하다. 누구든 그냥 편하게 요구하고 상대방은 그걸 받아주면 된다.

    “생리 중인데 어떻게 해요?”
    “폐경도 지나고 나이도 있는데 그래도 해야 하나요?”

    사실 여성이 생리 중일 때 섹스를 하면 안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생리 중에는 위생처리나 감염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지만 섹스가 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 여성들은 생리 기간 중에 성욕이 커지거나 쾌감이 증대되는 경우도 있다. 폐경 이후 여성들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중단이 되지만, 성욕은 성호르몬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생리현상이다. 여성은 폐경 이후 심리적 위축으로 남성에 비해 성욕이 많이 줄어들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성적 관심이나 욕구는 남녀 모두 80세 이상까지 유지된다. 특히 노년에서는 존재감을 찾고 삶에 활력을 부여하여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섹스예요?”

    최고의 섹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으며, 섹스에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부의 건강상태와 주변 환경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몇 번을 하는지가 달라지겠지만 횟수, 시간, 체위, 순서에 대한 정해진 기준치는 없다. 섹스는 부부 간의 애정, 믿음과 존중, 그리고 친밀감의 표현이지, 애정이나 친밀감을 얻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섹스이다.

    심봉석 교수
    심 봉 석 이화여대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의학박사)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UCSF에서 연수했다. 이대 동대문병원 기획실장·응급실장·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비뇨기과 건강 서적 《남자는 털고, 여자는 닦고》를 출간하는 등 비뇨기질환에 대해 국민들이 편견 없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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