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렌징과 딥클렌징의 차이가 뭘까?

  • 신규옥 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7.03.13 09:00

    신규옥의 미용학 개론

    세안중인 여자

    3월이다. 굳이 ‘만물이 솟아나는 봄’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학은 교정을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만으로도 활기가 가득한 때이다. 피부미용, 화장품 관련 전문가를 꿈꾸며 막 첫걸음을 떼는 신입생들에게 던지는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클렌징과 딥클렌징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질문의 특징은 교수자가 원하는 정답이 학습자들에게서 바로 나오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너의 무지를 지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재미를 느끼게 만들고자 함이 질문의 목적이다.

    다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클렌징과 딥클렌징의 차이는 뭘까? 아니 굳이 나눠서 생각해봐야 할 가치나 필요성은 있는 것일까? 그럼 정답부터 역으로 생각해 보자. 클렌징과 딥클렌징의 차이는 피부의 어디까지를, 얼마만큼 깨끗이 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하면 클렌징의 경우는 일상적인 피부 표면의 화장이나 노폐물을 지우고 청결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고, 딥클렌징은 모공 속의 노폐물, 노화각질까지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일반 클렌저로는 기대할 수 없는 물리적·화학적 피부 정돈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런 의미에서 ‘피부를 깎아낸다’는 필링(peeling)과도 맞닿아 있다.

    피부는 4주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피부의 가장 바깥 면을 구성하고 있는 표피는 일반적으로 4주의 턴 오버(turn-over), 즉 재생 주기를 갖고 있다. 14일 동안 생성돼 올라온 피부조직이 다시 각질층에 14일 동안 머무르면서 외부의 각종 자극을 막아내다가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는 각화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다. 인체에서 28일 단위의 흐름은 참으로 신비로운데 가임기 여성의 정상적인 생리주기도 28일이다. 새로운 생명체를 기다리며 아기집을 튼튼히 만들었다 허물고 다시 만드는 4주의 과정을 반복하는 작업을 하다가 폐경기를 맞는데, 피부도 4주의 과정을 반복하며 노화를 피하지 못한다.

    활발한 복구작업을 지속하던 피부의 재생주기는 만 24세를 기점으로 조금씩 활동이 둔화돼 50대 여성의 경우는 28일 재생 주기에 자기 나이만큼을 더해야 할 정도로 길어진다. 결국 재생도 더뎌지지만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야 될 노화각질이 떨어지지 않고 피부표면에 울퉁불퉁하게 붙어, 이것이 칙칙한 피부색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게다가 모공을 막아 피부 전체 환경을 나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염증을 일으키는 피부질환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요인을 제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딥클렌징인 것이다. 즉, 모공을 깨끗이 하고 피지 분비를 적절히 해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매일 필링기를 쓰면 화장이 잘 받는다고?

    딥클렌징은 방법이 다양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많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스크럽(scrub)은 대표적인 물리적 딥클렌징 방법이다. 살구씨나 아몬드, 솔트(sea salt) 등 미세과립을 피부에 마사지하듯 문질러, 오래 돼  두꺼워진 각질이나 모공 속의 노폐물, 화장품 찌꺼기를 정리해 준다. 스크럽 만큼이나 사용도가 높은 효소(enzyme) 역시 생물학적인 딥클렌징의 대표 주자인데 단백질 분해 효소가 가지고 있는 반응 물질과의 촉매작용을 이용해 각질을 분해하는 원리로, 각질세포 사이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각질세포간지질을 와해하는 작용을 한다. 고기를 재울 때 부드럽게 하기 위해 파인애플을 갈아넣으면 좋다고 하는데, 실제 피부미용에서도 파인애플에서 추출한 브로말린이나 파파야에서 추출한 파파인은 대표적인 효소 딥클렌저성분이다.

    특히 효소는 딥클렌징을 큰 자극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예민한 피부나 염증성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피부미용숍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두 세계적 영웅을 사로잡았던 클레오파트라는 피부미용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데, 그녀의 유명한 우유 목욕법은 바로 락틱산(lactic acid)을 이용하여 피부결을 정돈한 대표적인 일화이다. 이렇듯 과일이나 채소에서 추출한 천연의 산, A.H.A(Alpha Hydroxy Acid)를 이용한 화학적 방법이 지금껏 많이 애용된다. 딥클렌징을 하면 각질을 정리하면서 피부 재생 주기를 앞당겨 일시적인 피부의 건조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A.H.A는 천연산을 이용한 보습작용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혀 많은 기초화장품 성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기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예전에는 피부과나 피부미용숍에 가야 관리받을 수 있던, 필링기라고 불리는 스킨 스크러버(skin scrubber)가 셀프 피부관리의 높아진 관심을 바탕으로 홈쇼핑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스킨 스크러버는 초음파를 이용해 수천 수만 번의 진동을 얇은 플레이트 끝으로 전달시켜 물을 뿌려가며 각질을 제거하는 기기이다. 그런데 TV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첫째는 한 번 시연을 한 피부 위에 다시 시연을 하는 모습이었고, 두 번째는 아침마다 이 기기로 각질을 제거하니 화장이 너무 잘 받는다는 판매자의 설명 때문이었다. 앞서 설명한대로 모공 속의 노폐물과 노화된 각질까지 제거되는 딥클렌징을 하고 나면 당연히 피부색이 맑아지고 피부결도 정리되고 화장을 잘 받는다. 때로는 피부의 염증이나 여드름까지 개선되는 놀라는 경험을 하면서 평소 피부관리를 잘 하지 않던 사람은 쉽게 딥클렌징의 매력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때가 바로 딥클렌징은 일반적인 클렌징이 아니라는 처음의 명제를 되새겨야 할 때다.

    깎아내는 것보다 중요한 피부 재생

    피부는 잘 깎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잘 재생시키는 것이다. 딥클렌징 이후에는 본래의 피부의 보호작용은 약해진 상태이므로, 피부가 건강하게 차올라올 수 있도록 강한 자극을 피하고 충분한 보습을 한 후에 진정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저마다 다른 제품의 사용법도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마사지하듯 적용하는 효소와 달리 화학제인 A.H.A는 절대 마사지하듯 문질러 자극을 가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원했던 작용보다 더 깊은 층까지 손상을 입혀 심하면 약한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제품을 깨끗하게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니 기기를 이용한 각질 제거를 매일매일 한다는 말에 아연실색 할 수밖에. 이런 각각의 유의사항을 명심하고 자신의 피부상태를 잘 살펴 피부가 두꺼운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상피부의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을 넘지 말아야 하며 피지 분비가 부족한 건성은 2주일에 한 번 정도, 혹시나 건성이 심한 상태라면 아예 딥클렌징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앎에 대해 두 가지 격언이 있다. ‘모르는 게 약’, ‘아는 게 힘’. 적어도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라면 ‘아는 게 힘’이란 말에 한 표를 던지는 오늘이다.


    신규옥 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신규옥 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한국미용학회 이사이며, 미용산업문화학회 부회장이다. 원주 MBC 편성제작국 아나운서를 지낸 적이 있고, 《New 피부과학》, 《미용인을 위한 New 해부생리학》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Copyright HEALTH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