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가진단해 발견되면 이미 중기… 엑스레이․초음파 검사 정기적으로 받으세요"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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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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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3.11 09:00

    유방암 명의 서울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박우찬 교수

    유방암은 완치율이 91%에 이를 정도로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다. 조기 발견이 많아지고 치료법도 발전한 덕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치료가 잘 안 되는 암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성모병원 박우찬 교수는 유방암을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박우찬 교수

    유방암은 치료가 잘 되지만, 그만큼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되는 암이다. 아직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는 ‘삼중음성(三重陰性)’ 유방암이 10~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가에서는 40세 이후부터 정기 검진을 권고하지만, 유방암 고위험군은 20~30대부터 검사를 받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유방암 완치율이 꽤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어느 정도인가요?
    “암에서 완치율이라 하면 보통 ‘5년 생존율’을 의미합니다. 주로 5년 이내에 암이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1996~2000년까지는 국내 유방암 환자의 완치율은 83%였습니다. 그런데 2001~2005년에는 88%가 됐고요. 가장 최근인 2012년 발표 자료에서는 91%까지 올라갔습니다. 이후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방암 완치율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검진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죠. 최근 10년 사이 유방암의 치료 방침들이 많이 정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또 항암제가 개발돼, 특정 항암 약물에 내성이 생겼을 때 또 시도해볼 수 있는 약이 많이 생겼어요. 유방암 세포만 찾아 제거하는 표적치료제도 나왔고요. 이러한 이유로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유방암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방암 환자 수는 얼마나 늘고 있나요?
    “유방암학회에서 해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수 통계를 발표합니다. 가장 최근 나온 통계가 2013년도 것인데, 당시 새로 발생한 환자가 2만명이 넘었어요.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는데, 1999년에 국내에서 발생한 유방암 환자 수가 6000명이었거든요. 2006년에는 1만2000명이었고요. 2013년에 2만명이 넘었으니 6~7년마다 두 배 정도로 늘고 있는 것이죠. 계속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봐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게 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봅니다. 이밖에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을 늦게 하고, 아이를 적게 낳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여성이 여성호르몬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것도 원인이에요. 몸이 여성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유방암이 잘 생깁니다. 초경이 빨라지고 폐경이 늦어지는 것도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을 늘려 유방암 위험을 높여요.”

    박우찬 교수

    날씬하고 유방 크면 발병 위험 높아

    -유방암을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이 있나요?
    “가족 중에 유방암을 겪은 사람이 있으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2배로 높아져요. 특히 BRCA1 유전자가 있으면 유방암이 생길 확률이 50%나 됩니다. 미국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BRCA1 유전자가 발견돼 유방을 아예 떼버렸죠. 또 나이가 많을수록 유방암을 주의해야 하고요, 백혈병 등을 앓아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치료 중 방사선이 가슴 쪽을 쐬었을 때도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요.

    유방암 위험을 줄이려면 술, 담배를 멀리하고, 비만을 예방하고, 운동해야 합니다. 아이를 여럿 낳는 것도 사실 유방암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줍니다. 그만큼 몸이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짧아지거든요. 가능하면 아이도 일찍 낳는 게 좋아요. 임신을 일찍 하면 유방도 그만큼 빨리 성숙해요. 임신을 늦게 해서 유방이 느리게 성숙되면 그 과정 중에 암세포가 생겨날 확률이 커져요. 모유 수유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모유 수유하는 동안에는 유즙을 분비하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때는 여성호르몬 작용이 떨어지거든요. 때문에 모유 수유 중에는 여성들이 생리도 하지 않죠.”

    -임신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게 요즘의 추세인데, 이 자체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어찌 보면 안타깝습니다. 임신 계획이 없다면 대신 여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등의 약을 써서 암 위험을 줄이면 안 되나요?
    “여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을 쓸 수는 있어요. 그런데 결국 생리가 없어지면서 갱년기 증상이 생기게 돼요. 폐경이 돼버리는 거죠.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실제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죠. 반대급부로 찾아오는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니까요.”

    -혹시 유방이 크면 유방암이 생길 확률도 커지나요?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하버드대에서 1990~1991년도에 유방 크기와 유방암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적이 있어요. 3000명(유방암 환자 2300명, 일반인이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브래지어 컵 사이즈가 클수록 유방암이 잘 생긴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폐경 후의 여성에서만’ 유방 크기와 유방암 발생률 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후에도 여러 보고가 있었는데요, 그중 믿을 만한 연구는 역시 하버드대에서 2006년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어요. 이미 나온 자료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가 아니고, 유방 크기와 유방암 발병률의 관계를 분석하자는 주제를 잡고 진행된 전향적 연구였습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kg/㎡ 이상인 비만 여성은 제외하고, 유방 크기와 유방암 발병률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유방의 크기가 브래지어 A, B, C컵일 때는 차이가 없는데, D컵 이상으로 컸을 때는 정상인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1.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즉, 뚱뚱하지 않은데 유방이 크면 암 발생 위험이 비교적 높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해 설문지 작성의 정확도도 높기 때문에, 비교적 신뢰성이 높은 연구였습니다.”

    삼중음성 유방암 여전히 위험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국가는 유방암 기본 검진을 40세부터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유방암 고위험군은 그 전에도 검사를 해보는 게 안전합니다. 드물게 20~30대에도 유방암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환자가 직접 유방을 만져서 이상이 느껴지거나, 눈으로 봤을 때 모양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중기로 이미 암이 많이 커진 상태입니다. 환자 스스로가 인지하려면 암 크기가 1cm는 돼야 하거든요. 그 전에 ‘엑스레이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엑스레이 검사와 초음파 검사 둘 다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간혹 유방에 미세 석회가 모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칼슘 성분이 침착되는 것인데요, 이 미세 석회 속에서 암이 발견될 가능성이 20%입니다. 미세 석회가 발견된 사람 10명 중 1~2명은 유방암이 발생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미세 석회는 엑스레이 검사를 해야 발견돼요. 반대로 초음파 검사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는 국내에 치밀유방이 많기 때문이에요. 치밀유방은 유방 내에 유선(유두를 중심으로 방사선 모양으로 퍼져 있는 일종의 피부 샘) 조직이 뭉쳐있는 것이에요. 치밀유방을 엑스레이로 촬영하면 허옇게만 보일 수 있어요. 혹이 제대로 발견되지 못하는 거죠. 이때는 초음파 검사를 해봐야 혹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삼중음성 유방암은 아직도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가요?
    “삼중음성 유방암은 암 조직에서 에스트로겐수용체, 프로게스테론수용체, HER2수용체가 발현되지 않는 유방암이에요. 이 세 개 수용체 중 하나에라도 약이 반응한다면 그 약을 쓰면 되는데,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어요.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전체의 10~15%를 차지해요. BRCA 유전자에 의한 유방암은 상당수가 삼중음성 유방암이에요.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았고, 유방암을 전문 의사들 사이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죠. 0.5cm의 작은 암이라도 삼중음성 유방암이라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암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맞습니다. 술, 담배를 끊고, 비만하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고, 운동해야죠. 밤 근무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아요. 호르몬 체계에 혼란을 일으켜 유방암 위험을 높여요. 이밖에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좋고, 이왕 낳기로 했으면 일찍 낳는 게 도움이 됩니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특정한 음식이 있는 건 아니에요.”

    -유방암과 관련해서 특별히 강조할 말이 있다면요?
    “우선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암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수술, 방사선 치료 외에 항암치료, 내분비요법 등이 있고, 먹는 약도 잘 들으니까요. 표적치료제도 개발돼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유방암을 이미 진단받아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삼중음성 암처럼 어려운 암도 있지만,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거든요. 유방암 환자를 20년 넘게 본 제 경험상, 치료 예후를 좌우하는 것은 환자의 ‘마음가짐’이에요. 걱정 많고, 스트레스받고, 우울한 환자를 보면 비슷한 병기의 다른 환자에 비해 재발이 잘 돼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우찬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다. 198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외과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유방암학회 외과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와 대한갑상선학회에서 학술상을 수상한 유방암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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