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다이어트 한다? 구토·기절·급성 알코올 중독까지…

입력 2017.02.15 11:23

술병 들고 있는 여성
밥 대신 술을 마시는 '드렁코렉시아'는 정맥에 알코올을 바로 주사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다/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새학기를 앞둔 대학생 박모(22)씨는 술을 마시기 위해 식사를 줄이기로 했다. 살은 빼고 싶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 없어 술자리에서 안주 대신 술만 마시기로 했다는 것이다. 박씨처럼 술을 통해 섭취되는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드렁코렉시아’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칵테일 바에서 처음 포착된 드렁코렉시아(drunkorexia)는 술고래(drunk)와 거식증(anorexia)를 합성한 신조어다. 체중과 몸매 유지를 위해 식사를 줄이고 밥 대신 술을 마시는 현상을 의미한다. 유사한 용어로 '음주 거식증'이나 '음주 다이어트'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몸과 정신에 모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다이어트법이다.

알코올은 식도를 거쳐 위장, 소장, 대장을 거치게 되는데 주로 소장을 통해 흡수된다. 만약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술이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게 되고 알코올이 바로 소장으로 흡수되어 더 빨리 취하게 된다. 게다가 알코올 분해효소가 제대로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간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외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복 음주가 마치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실제로 빈속에 술을 마시면 구토 증상이나 의식 혼미, 기절 등과 같은 급성 알코올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속에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뇌세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드렁코렉시아처럼 의도적으로 끼니를 거를 경우 건강 상태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영양실조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 상태에서 폭음을 하게 되면 블랙아웃과 같은 신체적 문제는 물론, 심리적인 문제까지 나타날 수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음식물 섭취를 줄이다 보면 나중에는 먹기가 싫어지고 결국 억지로 먹고 토하는 '폭식증'이나 '거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로까지 이어질 위험도 있다. 심한 경우 술만으로 배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음주 후 설사제나 이뇨제를 먹기도 한다.

허 원장은 “드렁코렉시아의 경우 먹는 것에 대한 불안을 완화시키는 수단으로 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습관은 결국 알코올 의존이나 중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를 줄이는 것보다 영양가 없는 고칼로리인 술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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