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줄었지만 간암은 증가… 고령화·비만·알코올 때문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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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15 08:44

    백신·치료제 개발로 간질환 감소… 학회 "30년간 간암 안전지대 아냐"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도 원인… 간암, 생존율 낮아 조기검진 절실

    간질환과 간암 사망률 비교 그래프
    20~30년 전 간암의 주원인 질환인 B형간염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간암은 곧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간염·간경화 같은 간질환은 지난 30년간 급격하게 줄었지만, 간암은 오히려 늘었다. 대한간암학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간질환 사망률은 1983년 10만명당 31.5명에서 2015년 10만명당 13.4명으로 57.5% 감소했지만, 간암 사망률은 1983년 10만명당 16명에서 2015년 10만명당 22.2명으로 38.8% 증가했다〈그래프〉. 학회는 "한국은 앞으로 30년 이상 간암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1982년 B형간염 예방 백신이 개발되고 1998년 B형간염을 완화시키는 항바이러스제가 처음 출시되면서 간염·간경화 같은 간질환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간암의 원인 질환은 줄었는데, 왜 간암은 줄지 않았을까? B형간염 예방 백신은 1982년에 개발됐지만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95년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1995년도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B형간염 유병률이 낮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2006년에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B형간염 유병률은 0~19세의 경우는 남자 1.4%, 여자 0.4%로 낮았지만, 20~29세는 남자 5.4%, 여자 2.7%로 크게 높았다. 임 교수는 "B형간염 환자가 간암에 걸리는 나이는 평균 60세이므로 1995년생이 60세가 될 때까지, 최소 30년은 간암 유병률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의 고령화도 간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B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를 써도 간세포 속에 박혀있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박멸시키지 못한다. 평생 바이러스를 가지고 살면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활동기에 염증을 조절하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과거 항바이러스제가 없을 때 B형간염 환자는 젊은 나이에 간 기능이 떨어진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고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B형간염 환자가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급격히 줄었지만, 바이러스를 가지고 오래 사는 사람이 늘면서 간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B형간염이 지속되면 간세포가 딱딱해지는 간경화증으로 발전, 결국에는 간암으로 이어진다.

    B형간염·C형간염·간경화 등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 번씩 간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받아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B형간염·C형간염·간경화 등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 번씩 간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받아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간암 발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이 원인이 돼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상태이다. 이미 비만이 심각한 미국에서는 간암의 주요 원인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꼽히고 있다.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박중원 센터장은 "한국은 증류주 소비 세계 1위 국가로, 술을 무분별하게 먹는 사람이 많다"며 "술은 간암의 명백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B형간염·C형간염·간경화처럼 간암의 확실한 고위험군의 경우 1년에 두 번, 혈액 검사와 간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두 가지 검사는 국가암검진 사업에 포함돼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의 경우 정부에서 검사 비용을 90~100% 지원해준다. 그러나 현재 수검률이 2015년 기준 55%로 저조한 상태이다.

    박중원 센터장은 "간암은 재발이 잦고 5년 생존율도 32.8%로 낮은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행암 상태에서 발견된다"며 "간암은 2㎝ 미만의 암덩어리가 하나인 조기 암 상태에서 발견돼야 완치 확률이 높으므로 조기검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하루 400~500㎉ 줄이고, 걷기·조깅·수영·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해서 비만을 개선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자는 금주가 원칙이다.

    ☞B형간염과 간암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2.3%를 차지한다. B형간염은 30~40%는 간경화로 진행되고, 간경화의 2~8%는 매년 간암으로 발전한다. 간암은 암 발생률 6위이고, 암 사망률은 2위인 ‘악성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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